Abstract

진화생물학에 의하면, 인간의 이성은 본래부터 진리나 공정한 지식의 도구가 아니다. 생존과 삶의 유익을 위한 장치다. 중립적이고 엄밀한 학문을 위한 도구도 아니며, 정치를 위한 도구는 더더욱 아니다. 인지의 중추인 두뇌는 두개골 속 어두운 방에 자리하고 있다. 세상을 직접 접하지 못한다. 수백억 뉴런의 발화가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세상에 대한 지각과 판단을 도출해내야 한다. 경험의존적인 해석규칙에 의한 과감한 추론을 시도할 수밖에 없고, 우연하고 자의적인 추론과 해석의 결과임에도 이를 믿는 방식으로 신경시스템은 작동하고 있다. 추론을 위해 동원하는 언어 역시 실재에 대한 서술의 도구가 아니라 해석의 맥락과 단위를 자의적으로 창조하는 도구다. 그럼에도 해석체계의 주관성 및 자기참조성과는 상관없이 ‘생생하게’ 해석결과를 경험하도록 인간의 인지신경시스템은 작동한다. 아무리 생생해도 공정한 인식이란 있을 수 없다. 해석의 주관성을 피할 수 없다. 자유에 대한 자의적 억압의 위험은 여기서 발생한다. 사회과학 역시 중립성과 과학성을 충족할 수 있는 여건에 있지 않다. 공감과 합의에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정치와 정책 역시 주관적 해석에 기초한 억압의 장치일 뿐이다. 특정한 해석을 모두에게 강요하는 장치일 뿐이다. 자유가 소중한 것은 이성과 학문과 정치의 위험을 피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때문이다. 학문과 정치에 의지한 문제해결 역시 자유의 원칙에 기초해야 인간의 개별성 및 실존성과 조화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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