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이 글에서 필자는 일본에서 이루어진 북한 관련 연구의 흐름을 정리 한다. 일본에서의 조선 연구는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식민지 지배를 둘러싼 과거 청산 문제는 물론 재일조선인 문제, 나아가 남북 분단의 원인을 제공한 직접 당사자가 일본이기 때문이다. 일본 사회에서 조선 문제는 외국의 문제가 아니라 일본 자신의 문제일 수밖에 없다. 앞으 로도 한반도 문제, 즉 남한과 북한의 문제는 일본 현대사와 밀접하게 연관시켜 연구하고 논의되어야 한다. 1980년대 후반 이후, 북한을 객관적으로 파악하려는 시도를 통해 북한사 연구에 관한 역사적 검토는 많은 진전을 이루었다. 특히 한국 연구자들이 진행한 북한 사회에 대한 ‘내재적 접근’과 ‘외재적 접근’ 논쟁 역시 북한에 대한 학문적 기대치가 고조된 사회상을 반영한다. 또 구 소련의 연구 자료 개방과 함께 역사적 사실을 재평가하는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일본에서의 북한 연구의 특징은 상대적으로 사회주의 체제의 확립 을 둘러싼 경제관련 연구가 중심이라는 점이다. 경제 분야에서도 제도 적이고 이념적인 연구가 주류다. 북한 실태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기에 여러 제약이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더라도, 연구자 자신의 자세에도 문제가 있다. 국제적 환경의 긴박함과 불투명한 조일 관계라는 엄연한 현실에도 연구자는 진실을 추구하려는 치열한 자세를 견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북한에 대한 연구 방법론과 방향 설정을 둘러싼 논의, 자료 확보 문제 등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또 북한 연구의 진전을 위해, 연구 대상에 대한 올바른 접근과 방법론이 절대 적으로 필요하다. 무엇보다 민중을 주체로 역사상을 재구성하는 작업이 불가결하다. 북한 현대사와 남한 현대사를 아우르는 ‘한반도 전체적 시각’과 더불어 재일조선인을 포함한 ‘전 조선 민중적 시각’에 기초한 통일적 역사관이 긴요하다. 남북 반세기의 역사는 남한과 북한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 재일조선인을 포함하여 상호 밀접한 역학관계에서 존재했기 때문이다. 남북 민중과 재일조선인은 앞으로도 통일이라는 공통의 과 제와 전망을 공유해 나갈 것이다. 남북 현대사와 재일조선인의 동향을 유기적으로 파악하는 작업은 식민지 지배 민족인 일본인에게 부여된 역사적 책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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