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본고는 1979년에 창간되어 1981년까지 재일코리안 2세들에 의해 일본어로 발행된 『계간 잔소리』를 통해 재일코리안 2세들이 자기 자신을 어떤 존재로 여기기 시작했는지를 고찰했다. 잡지의 앙케이트 조사란과 독자투고란은 일본 각지에 살고 있는 ‘보통’의 재일코리안 2세들이 자신의 ‘민족’과 ‘조국’을 일본의 실생활 경험 속에서 새롭게 의식하는 양상을 보여준다. 1970년대 중반이 되면 일본에서 태어나 자란 재일코리안 2세들이 증가한다. 조국에서 일본으로 건너온 1세와 달리 2세는 ‘민족’이나 ‘조국’에 대해 1세와 다르게 생각하기 시작한다. 『계간 잔소리』는 이러한 세대 차이가 온전히 2세들만의 목소리로서 분출되고 있었던 공간이었다. 이 잡지에서 ‘보통’의 2세들은 ‘일본’이라는 공간이 ‘민족’이나 ‘조국’에 못지않게 자신들의 출생지, 삶의 터전으로서 ‘뿌리(root)’라는 의식을 나타낸다. 나아가 일본은 ‘삶의 선택’과 ‘삶의 길(route)’을 열어주는 곳이었다. 또한 그들에게 ‘조선’은 현재에서 미래로 이어지는 유산이다. 그렇기에 두 개의 뿌리는 모두 2세들의 생활 의식 속에서 삶의 여정을 이끌어 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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