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베이컨은 목적인 연구에 대한 가장 강력한 비판가로 알려져 있지만, 그 연구를 총체적으로 거부한 것이 아니라, 그 연구가 물리학 내에서 행해졌기 때문에 물리적 원인에 대한 엄밀한 연구를 방해했다고 본다. 그 대신 목적인 연구는 형이상학에서 취급되어야만 한다. 물리학은 자연 내에서 운동이나 자연적 필연성을 탐구하지만, 형이상학은 그것을 넘어 외적 자연에서 정신이나 이념, 목적을 전제한다. 더 나아가 베이컨은 외적 자연은 단지 인간을 위해 존재하고, 인간이 자신의 의지에 따라 사용하지 못할 것은 자연 내에 아무 것도 없다고 말하며, 가장 강력한 의미에서 인간중심주의를 주장한다. 창조의 궁극목적이 인간이라면, 인간의 궁극목적은 무엇인가? 이 물음과 더불어 형이상학은 필연적으로 인간의 행동, 자유의지, 본질과 사명을 문제 삼는 윤리학으로 이행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윤리학과 신학 관계 연구를 통해 인간 내면에 감각으로부터 유래하지 않은 신적 부분이 있으며, 그 부분을 담당하는 것이 지혜라는 사실을 밝힌다. 지혜는 신이 인간을 창조한 비밀, 즉 그 이유를 깨닫게 만드는데, 그 이유는 신의 선함과 카리타스를 모방하기 위해서이다. 따라서 인간의 전체규정과 창조목적은 신의 선함 내지 카리타스의 실천에 놓여 있고, 그렇지 않다면 인간은 우주 내의 모든 다른 피조물들과 전혀 다를 바 없다. 인간은 그것을 위해 우주의 유일한 중심으로 창조되었고, 전체 자연을 자신의 이성과 의지에 따라 지배할 수 있는 특권을 부여받은 것이다. 그 목적을 벗어난 모든 인간행위는 파괴를 초래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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