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서울 奉恩寺 板殿에는 <비로자나설법도>와 <신중도>가 봉안되어 있다. 1855-1856년 경판 조 성과 판전이 건립된 후, 1857년 <신중도>를 봉안했으며, 이후 1878년 건물을 보수, 증축하고 1886 년에 주불도로 <비로자나설법도>를 봉안했다. 판전에는 80화엄 경판이 일괄 봉안되어 있는데, <신중도>는 ‘39위 華嚴神衆’, <비로자나설법도>는 ‘華嚴敎主 毗盧遮那佛’을 주존으로 한 그림이 라는 점에서 건물의 성격과 명확히 부합한다. 이 그림들은 존상의 형상은 물론 필선과 채색에서도 뛰어난 畵法이 확인되며, 무엇보다 圖像이 명료할 뿐만 아니라 독자적이다. 이는 당시 저명 화사 와 증명 법사를 동원할 수 있었던 봉은사의 사세와 연관이 깊다. <신중도>(1857)는 판전 불사를 발원, 주도했던 南湖永奇의 영향력 아래 月霞世元이 주관해서 그린 그림이다. 그리고 <비로자나설법도>는 出草 화사 慶船應釋과 證明 虎奉應奎의 역할이 주요 했다. 후원자의 경우, <신중도>는 화기가 손상되어 구체적인 양상을 파악하기 어려웠으나, <비로자 나설법도>의 경우 尙宮들이 15명 올라있어 주목된다. 봉은사의 경우는 15세기부터 王室의 적극적 인 후원을 받았던 대표적인 願刹이다. 더욱이 조선 말 경판과 판전 불사 때 왕실에서 실제 內帑金 을 지원한 바 있어, 상궁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했다고 여겨진다. 이 그림들의 원문에는 모두 ‘(水月 道場)空花佛事’라는 용어가 등장한다. 이는 16세기 봉은사의 대표적인 승려이자 주지였던 虛應普 雨와 道場 儀式 전통과 연관이 깊다. 奉恩寺는 명실상부 조선의 대표적인 왕실 원당이자 후원 사찰이다. 그리고 虛應普雨를 비롯 해 高僧 大德이 활약했던 명찰이기도 하다. 이러한 위상은 판전의 불화 <비로자나설법도>와 <신 중도>에도 반영되어 있으며, 판전의 불사 추이, 불화의 화풍, 제작 주체와 후원자, 불화 불사와 의 식의 성격 등을 통해 다각도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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