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이 논문은 18세기 향촌의 유학자 한석지가 남긴 길몽가의 특징을 기몽시의 전통에 견주어 살펴본 것이다. 한석지는 함흥 지역에 거주하며 성리학에 반기를 들고 맹자의 사상을 지향하는 선진 유학으로 복귀할 것을 주장했던 인물로, 독특한 그의 철학적 신념은 저서인 『명선록』과 함께 꿈의 내용을 기술한 가사 길몽가에 잘 나타나 있다.BR 당대의 사대부들은 기몽시를 통해 꿈을 기록하는 전통을 유지했는데, 특히 기몽시는 유학자들이 품고 있는 내면적 갈망을 투사하는 장점을 지녔다. 길몽가는 이와 같은 기몽시의 자기 충족적 성향을 내포하면서도 표면적으로는 몽유가를 위시한 국문 시가의 특징을 활용하는 양가성을 보였다. 한석지는 주자학이라는 당대 주류를 비판했기 때문에 입지가 좁을 수밖에 없었지만, 길몽가에서 꿈을 빌어 유학의 근본을 지향하는 진정성을 스스로 확인하는 동시에 보다 설득력 있게 개인적인 신념을 외부에 피력하고자 했다.BR 그 결과 길몽가는 꿈을 투사하는 기몽 문학의 지평을 넓히는 결과를 낳았다. 표면적으로는 맹자를 만나는 허구적 몽환의 장면을 즐기고 있지만, 문답의 과정을 통해 진정한 작가의 꿈 즉 유학자로서 정체성과 가치를 재확인할 수 있는 기능을 하는 가운데, 다양한 기몽 문학의 일면을 보여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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