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헤겔에 있어서 생은 초기 통합적 삶에 대한 사유에서 출발하여 정신현상학, 논리학, 자연철학을 거쳐 예술철학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으로 그의 사유의 핵심이 되었다. 본 연구는 헤겔이 초기와 후기에 이르기까지 사유한 생의 의미를 살펴보며, 헤겔이 생과의 관계에서 강조하는 예술의 인식론적 기능을 고찰한다. 초기 사유에서 헤겔은 삶의 통합을 추구하며 주관적 종교와 사랑에서 그 가능성을 찾았다. 이후 『정신현상학』에서는 생은 자기의식의 욕구 대상으로서 이분과 이에 대한 부정을 통한 통일, 그리고 이에 대한 반성을 통해 자신으로 복귀하는 생명체로 규정된다. 이러한 생은『논리학』에서 ‘순수이념’, 『엔치클로페디』의 자연철학에서는 ‘이념의 외화’ 내지 ‘이념의 타자’, 『예술철학』에서는 ‘미의 이념’으로 규정된다. 이와 같은 규정들에서 헤겔이 중요시하는 것은 지속적인 이분을 생성하면서도 통일을 이루는 ‘생명체’, 특히 ‘정신적 생’으로의 이념이다. 정신적 생으로서의 이념은 생명체 내에 관념성으로 내재되어 있는데, 헤겔은 이것이 ‘구체화’ 될 때 비로소 참된 이념이며, 우리에게 현상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더불어 그러한 생명체의 본질인 ‘내적인 주관성’, ‘관념성’, ‘이념’이 어떻게 인식될 수 있는지가 예술에 대한 헤겔 논의의 출발점이 된다. 그는 ‘예술미’를 통해 미로서의 정신적 생의 이념이 구체화 될 수 있으며, 예술의 직관적 의식을 통해 이에 대한 인식이 가능함을 서술함으로써 예술의 인식론적 기능을 시사한다. 이와 같은 내용들을 핵심으로 하는 본 연구는 헤겔이 규정하는 예술 및 예술미의 의미를 생이라는 측면에서 새로이 고찰한다는 데 일차적인 의의가 있으며, 나아가 무엇보다 오늘날에도 인간 삶에서의 생의 구조와 의미들에 대한 직관을 가능하게 하는 예술의 인식론적 기능을 재조명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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