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블룸하르트(Christoph Fr. Blumhardt, 1842-1919)는 “그리스도와 그리스교가 동일하지 않다”고 선포했다. 부활하셔서 살아계신 그리스도와 단지 하나의 종교로 머무르는 그리스도교, 양자(兩者)는 동일시(identify) 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리스도는 사망 권세를 이기고 부활하신 주님이시고, 19세기 그리스도교(루터교회)는 교리의 문자적 반복과 막강한 국가교회 체제로 유지되지만 정체된 채 “죽어 있는 종교”이다. 이러한 블룸하르트의 입장은 프리드리히 니체의 사상과 공명한다.BR 한 걸음 더 나아가서, 블룸하르트는 유교, 불교, 도교 등 아시아의 종교들과 이슬람교를 향해 ‘존중하는 자세’를 취했다. 그는 이 종교들을 그리스도교와 나란히 놓고 상대적으로 바라보았다. 이 점에서 그는 에른스트 트뢸치와 입장을 공유한다. 그런데 트뢸치는 그리스도교의 절대성은 부인했어도 그리스도교가 다른 종교들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우수하여 우월하다고 평가한 반면, 블룸하르트는 종교로서 그리스도교가 세계 다른 종교들에게 비하여 더 나은 점도 없고 또 구별되는 점도 없다고 보았다. 이 점에서는 블룸하르트와 트뢸치의 입장이 서로 다르다.BR 블룸하르트는 그리스도교의 유일무이한 절대성을 부인하면서 그리스도의 유일무이한 절대성을 증언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는 그리스도교에 대치되고, 더 나아가서 그리스도는 세계 모든 종교에 대치된다고 그가 주장했다. 이 점에서 그는 프리드리히 슐라이어마허와 입장을 공유한다.BR 블룸하르트에 따르면 예수 그리스도는 그리스도교라는 종교의 창시자가 아니라 부활하신 생명의 주님으로서 영원한 생명을 주시는 분이시다. 또한 그리스도는 성육신을 통해 세계 모든 종교인과 온 세상 모든 인류를 구원하시는 구원의 참된 빛이시다. 이와 더불어 블룸하르트는 신학적으로 ‘우주적 그리스도론’을 창시했다. 이 그리스도론(기독론)은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생명의 원천)과 성육신(종말론적 우주적 지평)을 새롭게 인식하면서 그가 하나님 나라의 주인이요 모든 인류와 만물의 주님임을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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