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본 연구는 주인공을 가진 한국 최초의 네 칸 신문연재만화인 〈조선일보〉의 「멍텅구리」를 분석할 목적을 갖는다. 식민지라는 엄혹한 상황 속에서도 근 3년여에 걸쳐 장수연재를 하며 독자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그들의 욕망을 발현시켰던 이 연재만화의 흡인력이 무엇인지에 대해 두 차원에서 살펴보았다. 첫째는 식민지 조선의 사회문화적 배경과 신문의 성격 및 신문만화의 관계라는 콘텍스트에 대한 고찰이며, 둘째는 이 만화의 대중적 소구력의 원천인 내용요소와 고유한 표현기법 및 형식적 특성에 대한 텍스트 분석이다. 1920년대 초반 조선어 신문들은 민중에 대한 지도적 역할 및 일제에 대한 비판적 기능을 요구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그 역할을 수행하였다. 하지만 1920년대 중반으로 가면서 신문의 ‘상품성’을 인정하고 기업화․상업화․자본화를 추구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다. 「멍텅구리」는 바로 그러한 전환기에 신문사들이 내놓은 가장 대표적인 문화상품이라 할 수 있다. 「멍텅구리」는 근대적 욕망을 구현할 수 있는 이야기를 통해 즐거움과 재미를 담보함으로써 커다란 대중적 소구력을 가질 수 있었으며, 다양한 시각적 기호와 언어적 표현을 활용하고 고유의 표현방식을 구축하여 네 칸 만화라는 장르적 특성을 극대화하였다. 「멍텅구리」가 탄생한 밑바탕에는 판매부수의 확장이라는 사업적 목적이 있었음은 분명하지만, 한편으로는 그 배경에 일제의 강력한 언론통제 하에서 불가피한 대안으로 취해졌다는 점도 지적할 수 있다. 제한적이지만 식민지 지배라는 정치적 현실에 대한 「멍텅구리」식의 발언이 엿보이며, 그 과정에서 조선인의 의식과 태도, 정서와 감정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그 일단을 읽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단순한 코믹만화를 넘어선 「멍텅구리」에 담겨 있는 시사적 의미와 사회적 국면에 대한 후속연구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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