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신성로마제국의 황제 오토 2세와 비잔티움의 테오파노의 결혼식(972)을 통해서 비잔틴 문화가 독일에 수렴되는 과정을 고찰하는 것이 본고의 목적이다. 특히, 테오파노를 중심으로 한 왕실 여성들의 역할과 이들의 상호 협력관계를 살펴보면서, 972년 이후 다양한 비잔틴적 전통이 독일 지역으로 전파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테오파노는 모국문화를 전파하는 문화 전도사로서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하였다. 테오파노는 제국의 여성 통치자들과 강한 연대를 형성하였고, 왕실 수녀원은 문화 전파의 발판이 되었다. 성모 마리아와 정교회의 성인을 수호성인으로 선택한 교회와 수도원 설립, 성유물의 수입과 기증, 정교회 수도사와 학자 초빙, 정교회 전례의식 장려, 그리스어 서적 필사, 비잔틴 예술가 초청과 예술작품 제작지원 등의 방법으로 테오파노와 오토 왕실의 여성들은 비잔틴 문화를 서유럽에 이식시켰다. 외래문화에 대한 저항과 거부, 상층 엘리트 중심의 문화 전파 현상에도 불구하고, 모계 중심의 전파로 비잔틴 문화는 왕실의 보호와 지원을 받으면서 지배 계층 내부로 유입되었다. 이 과정에서 테오파노는 현지 주류사회와의 상호작용에도 소극적이지 않았으며, 상이한 문화를 수용하고 자신의 목적에 맞게 융합 내지는 활용하는 절충주의적 태도를 견지하면서, 모국문화와 서유럽 문화를 통합적으로 지향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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