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믈〉물(水), 블〉불(火)’로 대표되는 원순모음화는 17~18세기 국어에서 나타나는 특징적인 음운 변화 현상으로 다루어져 왔다. 선행 연구에서 15세기 국어에서 나타나는 ‘나모’(木)를 ‘*나ᄆᆞᆨ’으로, ‘몬져’(先)를 ‘*ᄆᆞᆫ져’로 내적 재구하였으며, 이후 다른 연구에서 이 재구형이 그대로 받아들여져 왔다. ‘나모’를 ‘*나ᄆᆞᆨ’으로, ‘몬져’를 ‘*ᄆᆞᆫ져’로 재구하기 위해서는 15세기 이전 국어에서 원순모음화 현상이 일어나 일정 시기에 이들 어형이 재구조화되었다고 보아야 한다.BR 이 글에서는 15세기 국어에서부터 현대 국어까지 나타나는 원순모음화 현상이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음을 확인하였다. 첫째, 원순모음화 현상은 모음 체계에서 원순성에 의한 대립 관계가 형성되었을때 수의적인 음운 변동으로 실현된다. 둘째, 모음 체계의 변화로 인해 원순성에 의한 대립 관계가 변할 때 어형의 재구조화가 급격히 일어난다. ‘나모’를 ‘*나ᄆᆞᆨ’에서 원순모음화가 반영된 결과로 보기 위해서는 15세기 문헌에서 한 번 이상 ‘나ᄆᆞᆨ’형이 나타나거나 이전 시기 국어에서 원순성에 의한 대립 관계의 변화가 전제되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이를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들 재구형은 타당성을 얻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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