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산지 및 산간 지형에 자리한 흥전리 사지는 입지 환경의 특징을 살필 수 있다. 사지는 산지 지형을 선택하였지만 당시의 정치, 경제, 사회적 상황 등과 같이 고려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지형 공간을 적절히 이용하고 활용하는 모습이 명확하다. 유형의 공간으로는 사찰 건축물을, 무형의 공간으로는 기도와 도량 등의 신앙적 장소 등을 지형의 형태와 특성에 맞게 배치하고 이를 사역 범위에 포함시켰다. 그러한 모습은 발굴조사 자료를 통해 확인된 유구의 배치, 고고 지형학적 관점의 고지형분석 그리고 과거 풍수 지리 환경 자료 등을 종합하고, 여기에 GIS의 TPI분석 등을 통해 그 특징을 명확히 살필 수 있었다. 흥전리 사지와 그 일원에는 자연적이고 인위적인 지형 흔적이 모두 확인된다. 사지의 중심으로는 평탄대지를 넓게 조성한 흔적이 있고, 그 외부로는 단차를 두는 사면과 곡부 내 습지 그리고 도로로서의 임도 등을볼 수 있다. 이러한 지형의 모습은 사지를 둘러싼 산지와 하천의 분포에서도 그 특징을 명확히 할 수 있었다. 북쪽의 산지 정상에서 동서로 뻗은 능선과 남쪽의 하천 그리고 그 너머의 산지 지형은 전형의 풍수지리적자연 환경을 갖추고 있다. 그러한 자연 환경의 중심에는 흥전리 사지의 건물들을 배치하고 그 외부로는 생산지대로 활용하면서 사역의 범위를 넓혀 가는 모습이다. 경내에서 경외로 그리고 가시적 경관 차원의 사역의범위로 확장하였다. 경내 사역은 금당과 부속 건물의 축조를 위해 대지를 조성한 지형으로서 인위성이 매우 강하게 나타난다. 반면 경외 사역은 인위적 행위가 이루어지긴 하지만 형질 변형이 최소한으로 이루어지는 조금 더 자연 지형에 순응한 지형으로 확인된다. 그리고 경관적 사역은 흥전리 사지를 대상으로 주변 자연환경을 바라보는범위인데 온전히 자연에 순응한 지형이다. 이러한 사역 범위는 흥전리 사지의 내·외부로 지형 공간 활용과도 연관된다. 발굴된 흥전리 사지를 둘러싼 경내는 불지의 공간이며 다시 승방과 불방의 공간으로 구분된다. 경외는 속지의 공간으로서 출입공간, 생계를 위한 생산공간, 경내의 오폐수 처리 공간 그리고 도량을 위한 개별의 신앙 공간 등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 마지막으로 사역의 확장된 범위로서 경관의 범위는 가시권이 미치는 무형의 지형 공간으로 살필 수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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