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본 연구의 목적은 이창동 영화가 여성을 재현하는 과정에서 구성되는 여성성과 그것에 전제된 남성적 이데올로기의 정치성을 씨네페미니즘의 관점에서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본 연구가 주목하는 것은 영화라는 매체의 재현 체계다. 분석 대상은 여성을 재현하기 위해 이창동 감독이 활용하는 영화언어의 양상과 그것이 선택, 배치, 배열되는 구체적 과정으로서의 영화적 실천과정이다.BR 영화미학과 영화사에 대한 우리의 지향점이 궁극적으로 미래를 향해 열려 있다고 할 때, 특정 과거의 지배적 인식체계에 따라 기울어진채 구성된 이창동 영화 혹은 그것의 권위는 현재의 변화된 관점에 따라 재구축될 수 있으며 재해석되어야 한다는 판단이다. 씨네페미니즘이라는 현재의 생산적 관점을 경유한 과거 정전의 다시 읽기 작업은 영화문화의 미래라는 측면에서 유효할 뿐만 아니라 시급하기 때문이다.BR 이를 효과적으로 실행하기 위해 본 연구는 이창동 감독의 가장 최근 작품인 버닝을 주요 분석 대상으로 삼는다. 이로써 구체적이면서도 집중적인 논의가 가능해진다. 동시에 분석 과정에서 그 외의 이창동 영화를 적극적으로 교차시킨다. 이로써 본 연구의 문제의식을 버닝만이 아니라 이창동 영화 전체로 확장시킬 것이다. 버닝은 내러티브의 절차나 이미지의 재현 모두에서 문제적인 여성성을 전제한다. 영화의 주요인물 중 하나인 해미라는 여성은 서사의 절차에 따라 이중으로 대상화된다. 그는 남성 대결을 위한 매개물 혹은 동기로 존재할 뿐이다. 동시에 카메라 시선에 포착될 때 그는 주체적 시선을 가지기보다는 일방적으로 관찰되는 관음의 대상으로 존재할 뿐이다. 그리하여 버닝에서 해미는 무지상태, 이중의 대상화, 미분화된 자연, 역사적 바깥의 형상으로 구체화된다. 이것은 차별적 성별화에 여성을 가두고 여성을 남성을 위한 향수의 대상으로 타자화하며 진정성이라는 외피로 사실상 여성을 역사에서 배제하는 관념이다. 여성을 비존재로 격하하는 남성중심적 젠더 정치학의 소산인 것이다.BR 본 연구는 이창동 영화의 성과 일체를 전적으로 부정하려는 시도가 아니며 이창동 감독 개인의 인신을 문제 삼는 시도는 더더욱 아니다. 대신 궁극적으로 본 연구는 한국영화사를 넘어 세계영화사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는 이창동 영화라는 텍스트에서조차 여성 재현의 이슈에서 다분히 문제적인 성인지 감수성이 산적되어 있다는 사실을 밝힘으로써 한국영화 전체의 편향된 젠더 의식을 환기하려는 의도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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