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본고에서는 원말명초의 문인 주선의 문집인 『朱一齎先生文集』에 기록되어 있는 「責問高麗詔」의 내용 분석을 통해 고려-명 관계사에서의 사건들을 살펴보고, 여기에 더하여 「책문고려조」가 언제 작성된 문서였는지에 대한 추론을 진행하였다. 「책문고려조」는 기존에 활용되었던 『명태조실록』, 『고려사』 등의 사료에는 수록되어 있지 않은 문서이기 때문에 전문을 번역하면서 분석을 시도했는데 그 내용은 기존에 알려져 있던 것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즉, 「책문고려조」는 고려사와 명태조실록에 실린 홍무제의 칙서 내용을 詔書의 형식으로 다듬은 정도였다고 할 수 있겠다.<BR> 「책문고려조」에는 공민왕이 시해된 이후 고려-명 관계가 악화되는 과정이 잘 설명되어 있다. 홍무제는 공민왕이 시해되기 전부터도 고려에 대한 의혹을 가지고 있었고, 고려에서 사신이 두 번이나 살해된 것(손내시와 채빈의 죽음)으로 인해 그 의혹은 더욱 확대되었다. 그러한 분노를 고려에 전달하면서 홍무제는 자신이 한미한 출신에서부터 들고 일어나 결국 천하의 주인이 되었다는 점을 강조했고, 특히 「책문고려조」에서는 고조선, 고구려의 역사적 사례까지 언급하면서 고려에 대해 강경한 질책의 의사를 표명했다. 하지만 「책문고려조」는 실제로 고려에 전달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이고, 조서 내에 시기가 구체적으로 기록되어 있지 않아 이 조서만으로는 「책문고려조」가 어느 시점에 작성된 것인지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본고에서는 「책문고려조」의 내용에 유독 고조선, 고구려의 역사가 길게 들어가 있다는 점에 주목하여 홍무제가 처음으로 역사적 사실을 언급하는 홍무 10년(1377) 12월의 칙서와 「책문고려조」를 연계시켰고, 『朱一齎先生文集』에 실린 문서의 순서를 통해 「책문고려조」가 홍무 10년 9월에서 홍무 11년 3월 사이에 작성된 것임을 논증하였다.<BR> 고려-명 관계사 연구에서는 『고려사』와 『명태조실록』이 가장 중요한 자료이지만, 여기에만 너무 집중하다보면 자칫 「책문고려조」와 같이 다른 문집에 수록된 문서를 놓칠 수도 있다. 앞으로 새로운 시각의 확보와 상세한 분석을 위해서 기존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자료들을 발굴할 필요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책문고려조」의 소개 및 분석을 시도했던 본고가 고려-명 관계사 연구의 진전에 조그만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Full Text
Paper version not known

Talk to us

Join us for a 30 min session where you can share your feedback and ask us any queries you have

Schedule a ca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