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본고는 『삼국유사』 속 불화 기록을 통해 신라시대 불화의 특징에 대해 살펴보았다. 『삼국유사』속 불화 기록은 8점에 불과하지만 기록은 대부분 벽화인 것으로 보아 당시에는 벽에 거는 족자형 불화보다는 전각의 내부 혹은 외벽에 그리는 벽화가 유행한 듯하다. 『삼국유사』에 등장하는 불화의 주제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 6세기 말~7세기 초 안흥사에 벽화로 그려졌던 53佛圖, 六類聖衆圖, 諸 天神圖, 五嶽神君圖로 이를 통해 사찰에 불교와 민간신앙적인 그림들이 함께 봉안되었으며, 또 이곳에서 占察法會를 열었다는 것으로 보아 불교의식과 관련된 불화가 조성되었음을 말해준다. 둘째, 미륵불화와 미륵보살도가 많이 조성되었는데, 그것은 미륵신앙이 우세했던 신라 불교신앙의 경향과도 부합된다. 또한 미륵관련 불화는 대부분 神異的인 이야기와 결부되어 ‘기적을 일으키거나’ ‘영험을 지닌’ 존상으로서 신앙되었음도 확인할 수 있다. 셋째, 관음보살도에 대한 기록이 많은데, 눈먼 아이의 눈을 뜨게 한 분황사의 千手觀音壁畵를 비롯하여 웃음으로 경흥법사의 병을 고쳐준 11면관음보살도처럼 관음보살도 역시 영험과 관련되어 기록된 것이 대부분이다.<BR> 이처럼 『삼국유사』 속 신라시대 불화에 관한 기록은 대부분 神異 및 靈驗과 관련되어 있다. 많은 불화들이 영험을 보였다는 것은 불화 속 불, 보살의 모습이 사실적으로 표현되었음을 짐작케 한다. 화려한 채색과 금을 써서 사실적으로 그린 불, 보살의 모습은 실제로 불, 보살이 현신한 것처럼 느끼게 했을 것이며, 이것은 곧 불, 보살을 그린 그림이 영험을 보인다고 믿게 했을 것이다. 즉 당시 불화는 단순히 예배대상 또는 사원을 장식하는 그림을 넘어서 신라인들에게 종교적인 영험과 기적을 보여주는 마법의 그림 바로 그 자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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