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21세기의 사회문화적 환경 중에서 가장 뚜렷한 변화와 진보는 우리 삶을 새롭게 규정하고 있는 멀티미디어 환경과 디지털 기술일 것이다. 그리고 디지털 멀티미디어 환경에서 문학의 순수함과 신성함의 가치는 숙고의 대상이 되고 있다. 복제가 용이한 매스미디어의 급속한 팽창은 문학이 지금까지 만들어내었던 고유한 아우라를 유지할 수 없게 하였고, 상호작용성(interactivity)에 방점이 찍힌 디지털 스토리텔링은 작가에서 독자로 향하는 전통적 의미의 문학의 소비 방식을 해체시키고 있다. 이 글에서 우리는 문학의 핵심 코드인 감동이 어떻게 문화콘텐츠에서 가장 필수적인 요소로 차용될 수 있는지를 살펴보겠다. 이를 위해 작품에 내재된 본질적 감동에 충실한 시 텍스트의 문학적, 보다 엄밀히는 형식적 특성과 대중음악의 한 장르인 랩의 음악적 특성을 살펴보고 두 장르 사이의 공통점을 천착할 것이다. 시와 랩은 인간이 예술 활동을 한 이래 특히나 가까운 문학과 음악이라는 장르에 각기 속해 있다. 하지만 그 어떤 장르보다 오래되고 본질적인 문학의 특성을 소유한 시와 음악의 다양한 장르 중에서 가장 새롭고 혁신적인 형식을 갖는 랩은 앞에서 언급한 친밀성만큼이나 거리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시와 랩에서 동시에 발현되는 문학적 감동과 음악적 특성 사이에서 어떤 교집합이 존재하는 것을 추적하는 작업은 디지털 문화콘텐츠 시대 속에서 아날로그적 가치를 찾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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