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이 논문은 자강운동기 동양평화론 수용을 통해 국권회복을 도모했던 흐름에 대한 신채호의 비평을 분석하였다. 신채호는 국가경쟁시대란 근대적 맥락에서 고유한 조선의 근대주체를 문제삼았고, 이를 ‘아’라고 하였다. 아의 중요한 특징은 비아와 마주선 존재라는 점이다. 즉 아 없는 비아나 비아 없는 아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그는 아는 비아와 마주선 존재이며 비아는 아와 마주선 존재로 인정함으로써, 아와 비아가 어떤 관계맺음을 할 것인가에 집중했다고 할 수 있다.BR 아가 자성을 가졌듯, 비아 역시 아와 다른 역사적 주체성을 가진 주체이다. 비아 즉 타자란 주체[아]로 환원되지 않는 자성을 가진 다른 주체들이다. 하지만 비아 역시 항성과 변성을 가지면서 아와 ‘여기’란 권역에서 만나 새롭게 후천적 형식을 생성해가는 역동적인 주체이다. 그러므로 아 없는 비아나 비아 없는 아란 존재할 수 없으며, 다른 정체성을 가졌다는 ‘차이’를 인정하지 않고서는 정체성을 정립할 수 없는 상호의존적 주체들이다. 그러므로 아가 주위에 서서 견지한 항성이 비아와 만나는 장에서 시대적 변성과 조화를 이룰 때, 아는 주체적 삶을 영위할 수 있으며 비아에 대한 주체적 대응도 가능해진다.BR 제국주의시대의 도래는 중화주의 해체와 연속적인 사태였다. 동양주의는 동종동주동문론을 이론적 논리로 내세웠다. 하지만 서양중심주의를 재생산했던 동양주의는 일본이 자국을 중심으로 지역질서를 재편하고 제국주의적 침략을 정당화하려는 수단에 불과했다. 신채호는 동양주의를 조선에서 처음으로 제창했던 오국자는 당대를 동서 백 · 황인의 인종경쟁시대로 파악하고, 동양주의로써 서양에 대항해야한다고 주장하지만, 이것은 당대가 국가경쟁시대임을 모르고 아시아 혹은 동양을 삶의 권역으로 삼음으로써 민족국가와 국민을 노예상태에 빠지게 한다고 비판하였다. 게다가 국권상실의 위기에 직면하여 사리사욕을 취할 목적으로 외국에 아첨하는 미외자도 동양주의에 편승하고, 독립적인 주견이 없는 혼돈무식자들 역시 가세했다고 비판하였다. 신채호는 무비판적인 동양주의 주창이 일본의 동일화전략에 매몰되어 변성의 과다를 초래하고 항성과 변성의 조화를 상실하게 됨으로써 열패와 멸절에 이르는 어리석음에 지나지 않는다고 총평하였다. 신채호의 동양주의 비판은 이분법적 사유를 넘어서서, 아와 비아의 상호 존중과 차이 인정을 통해 연대와 평화를 지향했다는 점에 큰 의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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