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이 글에서는 관동대진재 당시의 한인 학살이 그동안 어떻게 기억되어 왔는지, 그리고 1990년대 이후 역사수정주의의 대두와 함께 일본의 배타적인 풍조에 의해 어떻게 망각되었는지를 검토하고, 기억을 올바로 계승하려는 연대와 연구 가능성을 전망했다.<BR><BR> 해방 이후 재일조선인을 중심으로 한인 학살의 진상을 밝히려는 치열한 연구 성과가 축적되어 왔다. 그것은 일본 사회에서 체험할 수밖에 없었던 극단적 차별과 배외주의를 뛰어넘어 스스로의 역사를 복원하려는 과정이었다. 숨겨진 사료의 발굴, 학살의 실태조사와 유골 발굴, 추모 사업 등 다양한 활동이 전개되었다. 기록을 영상으로 남기려는 눈물겨운 노력도 이루어졌다. 재일조선인을 중심으로 양심적인 일본인 연구자와 시민단체와의 연대를 통해, 관동대진재 당시의 한인 학살의 진상이 드러나고 있다.<BR><BR> 일본의 보수세력을 중심으로 한 ‘망각하려는 세력’에 대항하기 위한 장치가 필요하다. 100년을 기억하는 작업은 “한인이 학살당했다”는 피해만을 강조하려는 것이 아니다. 새삼스럽게 일본 군대와 경찰, 자경단의 야만성을 비난하려는 것도 아니다. 반일의식에 바탕을 둔 민족주의에 동조하기 위함도 아니다. 한일 양국이 역사적 진실을 공유하고 부조리한 과거를 거울삼아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함이다. 관동대진재 당시의 한인 학살 문제는 근대 이후 제국과 식민지라는 부조리한 한일 양국의 과거사의 모순을 극명하게 드러낸다. 역사적 진실을 제대로 밝히는 작업이 역사학 본연의 임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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