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경주 남산은 신라 천년의 역사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존재이다. 경주의 그 어느 곳보다 유적의 밀집도가 높고 질적으로도 우수한 문화재들이 산재되어 있어 가히 문화유산의 보고이자 많은 사람들의 정신적 안식처이기도 하다. 본고는 경주 남산의 다양한 불교유산 가운데 3기에 불과한 자연석 기단석탑을 살펴보았다. 이 석탑들이 경주 남산에서 갖는 의미와 특징, 제작시기, 출현배경과 후대의 영향까지를 고찰했다. 우선 앞서 건립된 남산의 다른 석탑, 이를테면 단층 기단석탑과 모전석탑에 그 연원을 두고 있다. 즉 모전석탑의 기단과 단층기단 석탑의 탑신을 보다 발전시킨 양상이다. 기단의 경우 암반, 혹은 암석을 이용하여 자연지형에 맞는 기단부를 형성하였고 그 위에 초층괴임을 올려 완성하였다. 탑신부에서 눈에 띠는 것은 소형화에 따른 간략화가 두드러지는데, 탑신과 옥개를 1석으로 만드는 방식과 처마 아래의 물끊기홈과 모서리에 風磬孔을 생략하는 방식이다. 입지에 있어서는 단층기단 석탑과 같이 望峰, 또는 전망이 있어 주변을 볼 수 있는 곳을 택하였는데, 비파곡 2사지 석탑의 경우에서 볼 수 있듯이 아래에서 탑을 올려 봤을 때 신비감을 극대화 할 수 있는 망봉의 의미가 더 부여되었다고 볼 수 있다. 시기적으로 볼 때 자연석 기단석탑은 9세기 중엽이후에 성립되어 경주 남산의 탑파 가운데 마지막을 장식하는 탑형이지만 소멸된 것이 아니라 고려의 개국과 함께 적극 수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고려초기에 전국적으로 유행한 비보사 탑설에 따른 건탑에 매우 적합한 탑 규모와 형식을 가졌기 때문에 전국적 분포를 보인다. 이 시기의 탑들은 자연석 기단과 함께 암반을 뚫고 하늘로 치솟을 것 같은 세장형으로 신라석탑과는 다른 고려탑만의 특징을 엿볼 수 있다. 경주 남산의 자연석 기단석탑은 한국탑파사에 있어 양식적 풍요를 제공했다는 점에 큰 의의가 있으며, 또한 종교적으로는 건탑을 통한 불국토를 표현하는데 매우 적합한 탑으로 인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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