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본 연구는 테크놀로지에 의한 극사실주의적 스펙터클이 주류를 차지하는 극장용 애니메이션계에서 독특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 톰 무어 감독의 작품세계를 살펴보고 그의 작품에서 나타나는 특성들을 분석했다.BR 수작업 애니메이션을 고수하고 있는 톰 무어 감독은 자칫 단조로워 보일 수 있는 평면적 캐릭터들과 배경에 각 작품의 시대와 문화적 배경에 가장 합당한 패턴과 모티프를 채워 넣어 화면을 구성한다. 하나하나의 소재의 표현에 있어서 뿐만 아니라 채워진 공간과 여백을 배치하는 스테이징 방식 역시 작품의 시대와 문화와 일관성을 가지고 있다. 잘 짜여진 화면은 관객의 눈을 즐겁게 하는 동시에 이야기에 더욱 쉽게 몰입할 수 있도록 시대와 문화적 분위기를 조성한다.BR 톰 무어의 작품들은 모두 부분적으로나마 르네상스적 원근법에서 이탈된 화면을 보여준다. 원근법적 화면이 관객의 눈을 대신하여 공간과 상황을 체험하게 한다면 비원근법적 화면은 관객이 알아야 할 의미를 다양한 크기와 방향으로 제시함으로써 상황을 요약하여 이해시키는 것으로, 감독은 시각의 모사에 가까운 원근법적 화면들 사이에 의미의 배치라는 비원근법적 화면을 번갈아 끼워 몽타주함으로써 영화에 낯선 리듬을 도입한다.BR 이러한 충돌은 관객으로 하여금 익숙한 디제시스에 대한 자동적 인식을 잠시 멈추고 애니메이션이라는 매체 자체를 보게 만든다. 이러한 매체 자신의 드러냄은 고전적 내러티브 영화들이 추구하던 매체 투명성과는 정반대이지만, 이 불투명성 자체가 기존의 내러티브 구조에 새로운 역동성을 도입한다. 톰 무어의 애니메이션은 정교한 패턴으로 채워진 화면 구성과 이미지 방식의 충돌적 몽타주를 통해 관객에게 스펙터클과 내러티브의 결합에 대한 새로운 미적경험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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