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본 논문의 목적은 20세기 초 스페인의 여성사상가 마리아 삼브라노의 사상을 특징짓는 ‘시적 이성’(poetic reason)의 개념을 살펴보고 그 의의를 성찰하는 데 있다. 시적 이성은, 이성주의의 토대 위에 견고하게 세워진 근대 서구 문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1939년 삼브라노에 의해 제시되었으며, 문학과 철학, 이성과 감성의 통합을 추구한다. 본고에서는 먼저 마리아 삼브라노의 사상의 형성과정을 살펴보고 그녀가 주장하는 이성주의의 문제점을 살펴본다. 그리고 시적 이성의 개념을 통해 근대사회의 문제를 극복의 방향에 대해 분석하고 최종적으로 시적 이성의 현대적 의의에 대해 고찰한다. 그녀의 시적 이성은, 1960-70년대 포스트모던 철학자에 의해 전개되어졌던 이성중심주의(logocentrism)를 극복하고, 문학과 철학의 경계를 통합하여 더 풍요롭고 자유롭게 사유하려는 탈근대 사상의 선구적인 모습을 지니고 있다. 그녀에게 진정한 사유의 사명은 자기시대에 지배적인 담론의 한계를 벗어나 탈(脫)시대적으로 사유하며 도래할 새로운 시대를 예견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마리아 삼브라노는 자기 시대를 해체하고 새로운 길을 개척하려고 한 독창적 사상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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