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이 연구에서는 식민지 조선의 젠더 담론과 미디어를 통해 기생가수의 존재방식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러한 논의를 위해, 「매일신보」와 「삼천리」 등을 포함하는 식민지 조선의 신문과 기사 등을 재검토하였다. 이 연구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1930-40년대 남성 엘리트가 생산했던 식민주의 정체성이 이들에게 투영되면서, 현실의 기생 가수가 출현할 수 있었다. 또한 그녀들은 레코드 취입과 순회공연 같은 미디어 이벤트로서 대중들에게 문화적으로 수용되었다. 이는 이름이 잘 알려진 가수뿐 아니라 ‘기생 일동’, ‘기생 OO명’, ‘권번 기생’으로 기록되었던 무명의 여성 예인까지 포함되었다. 각종 레코드회사와 미디어가 후원하고 주최했던 연예대회와 선발대회, 연주회, 순회공연 등은 기생이 예인으로 데뷔하여 활동할 수 있는 기회 공간을 제공하였다. 이는 남성 엘리트가 구성하는 선발과 경쟁, 호명의 메커니즘이기도 했다. 식민지 조선에서 기생 가수라는 이름은 김 복희, 이 은파, 김 인숙 등을 포함하여 상당한 숫자로서 존재했다고 할 수 있다. 미디어를 통한 기생 가수 담론의 생산은 레코드산업과 상업적으로 조우하면서 한시적인 ‘기생 붐’을 만들어 냈던 것이다. 이 현상은 단지 현실의 행위자가 ‘얼굴이 예뻤다’거나 ‘노래를 잘했다’라는 요소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이는 남성 엘리트가 생산했던 젠더 담론과 미디어 안에서 가능했던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 연구는 식민지 조선에서 활동했던 기생 가수에 대해 행위자와 사회구조를 통해 양방향적인 읽기를 시도하고자 했다는 점에 의미를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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