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이 논문은 고향과 도시의 대립이나 신화적 관점에서 다뤄진 『남도사람』 연작을 존재론의 관점에서 접근하려는 목적을 지닌다. 이를 위해 본고는 남도를 실재 하는 지리적 공간 대신에 존재의 운동이 활발히 생동하는 장소로 규정하고자 한다. 왜냐하면 『남도사람』 연작에서 남도는 존재론적 사유를 펼치기 위해 철저하게 고안된 관념의 형식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비물질적 사유의 영역 안에서 남도는 기원을 배제한, 인간의 본래적인 거주함을 탐색하는 실험의 장소가 된다.BR 하이데거는 인간이 언어로 거주한다고 말하는데 『남도사람』 연작이 탐색하는 인간의 존재 방식은 하이데거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언어의 의미가 지금-여기에 모인 존재자들의 관계에 따라 달라지듯이 언어로 거주하는 인간은 매순간 차이화할 수 있는 존재가능성을 간직하고 있다. 그러한 존재가능성을 모색하며 자신의 존재의미를 찾아가는 여정이 떠남과 되돌아옴의 구조를 생성한다. 여기서 떠남과 되돌아옴은 지리적인 위치 변화에 국한되지 않고 의미작용을 발생시키는 존재의 형식으로 확장된다. 떠남이라는 현상이 존재 의미를 상실한 현존재나 언어 상태에서 발생한다면, ‘되돌아옴’은 사유를 통해 존재 의미를 되찾는 행위 안에서 솟아난다. 이러한 존재 형식은 영원회귀하며 매순간 차이화하는 의미를 생산하는데, 그것은 시원적인 것으로서 고향 안에서 활성화된다.BR 시원으로서의 고향은 떠도는 존재가 깃들 수 있는 존재의 집이다. 이때 시원은 기원을 지닌 신화적 장소가 아니다. 오히려 시원의 고향은 잠재된 존재 가능성을 현재화함으로써 존재 의미를 새로이 발견할 수 있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시원적인 것이 대지 위에 솟아날 때, 떠돌던 현존재나 언어 현상은 피로와 불안에서 벗어나 평안한 휴식을 누리게 된다. 일시적인 정박일지라도 시원적인 고향을 마주한 대상은 미래를 향해 자신을 기투하며 나아가는 긍정의 순환을 기꺼이 수용한다. 이것이 『남도사람』 연작이 구축하고자 한 존재의 형식이며 그 형식이 진정으로 효과화하고자 한 윤리이자 자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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