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본 논문은 지금까지 기본적인 정보 외에는 학술적인 검토는 물론 구체적인 내용의 확인조차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던 미군 점령기에 제작된 성병 교육 영화<꽃 있는 독초(1948)>를 두 가지 버전의 대본을 토대로 분석하였다. 그 결과 영화가 당시 관계 당국이 추진하였던 성병 관리 및 교육 프로그램의 요체를 고스란히 담은 모범적인 교재였음을 확인하였다 <꽃 있는 독초>가 점령 당시 공공기관 등에서 교육 매체로 융성기를 누리고 있던 환등(幻燈)으로도 제작되었다는 사실 또한 본 영화가 성교육 교재로서 매우 적합했음을 방증한다. <꽃 있는 독초>가 일반적으로는 CIE에서 가장 꺼리는 성병이라는 소재를 다루고 남녀 성기의 클로즈업 영상을 포함하였음에도 무사히 제작에 성공하고, 나아가 점령군 관계자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고 적극적으로 유통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위에서처럼 영화의 핵심 방향과 전반적인 내용이 점령 정책의 목적에 훌륭히 일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성병이 전염과 유전을 통해 국가와 사회 전반에 미칠 영향에 대한 두려움과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서 성병 검사의 의무화가 강조된 영화의 결말은, 개인의 신체를 ‘순결’하게 관리하여 건전하고 위생적인 ‘민주국가’ 일본을 건설하려는 점령군의 목적과 민족의 ‘순결’을 보전하기 위한 일본 측의 우생학적 욕망을 명확히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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