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민지 군중의 “길거리 정치”와 식민자의 공포 (1920-1929)

Abstract

본 연구는 1920년대 전반에 걸쳐 소위 “조선인 군중 소요”라고 명명되었던 사건들을 3.1운동의 집단 경험과 그 효과라는 문제의식 위에서 바라보는 한편, 당시 소요의 내적 동학을 식민주의와 근대주의라는 당대의 전형적 접근방식을 넘어서 분석해내기 위해 시도한 것이다. 1920년대 초반 재조일본인 사회와 식민 당국은 ‘기미년의 소요’ 이후 조선인들의 사회 행태에 분병한 변화가 생겨났음을 감지한다. 그것은 바로 식민당국이나 재조일본인들과 일상에서 충돌이 발생했을 때, 곧바로 ‘떼를 지어’ 대응하는 일종의 군집의 정치 행태가 빈번하게 연출되고 있었다는 점이었다. 본 연구는 당시 소요들을 사건의 정치와 수의 정치라는 두 개의 개념 틀 위에서 분석하는 동시에, 이 우발적 군중 소요들이 1920년대의 제도/반제도적 식민지 정치 공간의 저변에 잠재했던 사회적 힘을 보여주는 정치 행태로서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고 접근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