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본 논문은 나움 가보의 예술적 전망이 비근대적 사유체계 안에서 동시대성을 가진다는 것을 주장하기 위하여 「현실주의적 선언문」과 가보의 구축물을 브뤼노 라투르가 주장한 ‘비근대주의’와 ‘번역’ 개념에 연결하여 분석하였다. 가보는 당시 사회적, 정치적, 예술적 상황속에서 「현실주의적 선언문」과 구축물을 통하여 예술의 자율성을 담보한 ‘현실주의적’ 예술의 가능성을 주장했다. 「현실주의적 선언문」에서 등장하는 ‘현실주의적’이라는 단어는 가보가 시간이 흐름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는 것을 염두에 둔 것이다. 가보는 현재의 삶을 구축하는 것 그 자체를 예술의 본질로 정의함으로써 예술이 특정 이념의 도구가 되는 현실을 비판하였다. 따라서 ‘현실주의적’ 예술은 현실의 본질을 드러내는 정신적으로 구축된 형태들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는 자신의 예술적 전망이 ‘근대성’이라는 틀 안에서 해석되는 것을 거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가보가 과학적, 철학적 방법론을 통하여 ‘현실주의적’ 구축물을 제작한 것은 사물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하여 인간과 비인간의 관계에 대한 사유로 이어진다. 「현실주의적 선언문」에서 삶의 실제 법칙을 나타내는 것으로 제시된 다섯 가지 기본원리는 ‘물질의 색조, 리듬으로서의 선, 공간의 깊이, 4차원의 수용, 키네틱 리듬’이다. 이러한 용어는 기계학과 물리학에 대한 전문화된 담론과 깊게 연관되어 있다. ‘현실주의적’ 구축물인 〈키네틱 구축물〉, 〈기둥을 위한 모델〉은 인간과 비인간이 얽혀 만든 번역 작용으로 생겨난 혼종이며, 가보는 이들의 관계망을 통해 새로운 의사소통의 가능성을 확인하고자 했다. 가보의 예술적 전망은 사물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비인간 행위자와 관계망으로 사유하는 방법인 21세기의 ‘탈인간중심주의’ 사상과도 맞닿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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