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본 연구는 일제강점기 조선에 부설된 조선선이 ‘이동’과 ‘소비’라는 관광으로 실체화되어 조선의 공간이 ‘근대 도시’로 변용되는 과정을 철도 기념스탬프를 통해 고찰했다. 20세기 초 식민지의 철도는 식민지의 도시개발과 자원 수탈이라는 경제자본 이동을 가능하게 했다. 특히 대륙과의 연결을 주창하여 부설된 조선선은 역사·항만·산업·군사·관광과 같은 ‘근대 도시’ 표상을 만들어 냈다. 그리고 조선총독부철도국은 기관지 「조선철도회지」를 통해 조선의 ‘근대 도시’를 홍보하기 위한 방법으로 철도노선과 철도역 기념스탬프를 발행했다. 철도역 기념스탬프는 41개 곳이 발행되고 그 중 선만순유관광 노선에 적합한 21개 장소가 『조선만주여행안내』에 실렸다. 각각의 철도역 기념스탬프는 다양한 우편물에 압인되어 관광이 사회문화사적으로 대중의 문화현상이었음을 증명해주었다.BR 결과적으로 조선선의 철도역 기념스탬프는 첫째, 경부선 이용이 가장 활발했고 그에 따라 실제로 사용된 철도역 기념스탬프는 부산역, 해운대역, 대구역, 경성역이었다. 둘째, 「조선철도회지」가 발행한 스탬프 중 경성과 대구는 당시의 도시 표상이 확정되어 1940년대까지 동일 이미지를 사용하고 방문 날짜만 달리하였다. 셋째, 대전과 인천의 경우는 시간의 경과에 따라 도시 표상이 변경되어 ‘살아있는’ 도시의 발달사를 확인할 수 있다. 넷째, 기념스탬프는 정주에서 이주로 전환되는 근대인들의 이동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여 도시의 살아있는 ‘이야기’를 보여주고 획인시켜 주는 객관적 함의를 갖고 있다. 다섯째, 우편물에 압인된 철도역 기념스탬프는 언어가 다른 ‘제국 일본’ 내에서 조선의 도시를 직관적으로 인지하게 만든 시각이미지로서 자리매김했다. 그리고 이는 식민 본국과 식민지 간의 정보네트워크를 형성하여 넓게는 국가적 프로파간다를, 좁게는 한 지역의 ‘장소성’을 제공한 정보 유통의 지배적 방식의 일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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