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이 글은 일제강점기의 시에서 ‘촛불’ 이미지가 시적 상상력의 중요매개가 되고 있는 작품들을 대상으로, 바슐라르의 ‘촛불’ 이미지에 대한 현상학적 고찰을 참고하되, ‘촛불’에 대한 의식주체의 의식지향성을 의식주체와 의식대상 사이의 관계와 거리를 고려하여 좀 더 체계적으로 고찰하고자 했다.BR 먼저 의식주체가 의식대상인 촛불과 거리감이 없이 교감과 동일시를 보이되 주로 비극적 존재의식을 형상화하고 있는 경우이다. 이는 다시 촛불의 이미지가 존재의 불안의식과 계급적 소외의식을 구현하고 있는 시와 존재의 허무감과 소멸의식을 나타내고 있는 시들로 구별되었다. 이들 시는 근대 초창기 감상적 낭만주의 시에서 쉽게 포착되는 연약하고 무기력한 자아를 대신하는 이미지로 촛불을 형상화한 것이다. 그리고 계급적 소외의식과 결부된 촛불의 이미지는 1920년대 중반 이후 이른바 프로시에서 연약하고 애달픈 존재로서의 프롤레타리아의식을 반영하는 것이다.BR 다음으로, 의식주체가 의식대상과 일정한 거리를 두되, 촛불의 긍정적 수용과 의식지향을 보이는 경우이다. 이 경우 첫째로 촛불은 순결한 생명이자 자기희생의 정신을 표상하면서 윤리적 정의감과 성스러움을 나타내고자 했다. 그렇지만 촛불은 ‘어둠의 추방자’이지만 혼자서 좁은 영토를 지키는 ‘잔인한 촛불’이기도 했다. 이 잔인함은 촛불의 뼈아픈 무력감을 드러내는 것으로, 일제강점기의 시에서 촛불의 이미지가 강한 저항적 의식과 연결되지는 못했음을 의미한다. 둘째, 촛불은 고요함으로 마음의 안정을 주거나 사색의 시간을 준비하는 것으로 자아성찰과 명상을 촉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로 촛불은 사랑과 낭만적 열정을 태우는 시간을 부여하거나 조화를 추구하는 의식지향성을 보였다.BR 끝으로 의식주체가 의식대상을 일정한 거리에서 타자화하고 있으면서 촛불에 대한 부정적 의식과 반윤리의식을 투영하고 있는 경우이다. 이 경우, 촛불은 어둠을 불러오는 역설을 보여주면서 불안감을 재촉하거나 어둠이 주는 안식을 방해하는 존재로 형상화되기도 했으며, 다른 한편으로 촛불의 이미지는 반윤리의식과 결부되어 관능적 시선과 아름다움의 욕망을 구현하기도 했다. 이때 촛불은 감각적 황홀감과 환상, 그리고 에로스의 충동을 추구하는 심미적 의식과 깊이 연결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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