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본 논문은 식민지 조선의 일본인을 위한 고등여학교, 특히 경성제일고등여학교가 일본의 패전과 함께 폐쇄된 후, 전후가 되어 일본에서 어떠한 방식으로 자신들의 학교를 기억하여 계승하였는지 고찰한 것이다.BR 경성제일고등여학교는 1908년 경성에서 가장 먼저 설립된 중등교육기관이다. 역사의 면에서 또 규모 면에서 최고의 명문이었고 학부모의 사회적 지위와 학교에 대한 열성, 어려운 입학 관문은 제일고녀의 사회적 위상을 설명해 주고 있다. 특히 동창생들은 ‘백양회’라는 이름으로 일본인 세력이 미치는 동아시아 각 지역에서 여성으로서, 주부로서 활동하였고, 이를 식민지기 동창회지 『백양회지』에 보고하였다. 그러나 이들 학교와 졸업생을 중심으로 조직된 여성단체 ‘백양회’는 일본의 패전과 더불어 폐쇄된다.BR 전후가 되어 경성제일고등여학교의 졸업생과 재학생은 일본에서 동창회를 재조직하고 다양한 모임을 전개한다. 이들은 먼저 학교 관련 자료를 수집하여 학교의 역사를 복원하고 각종 모임을 통하여 학교의 정신을 계승해 간다. 교가와 같은 과거 학교 의례를 반복하여 식민자로서의 위치를 무의식적으로 재생하는 것이다.BR 또한 1950년부터 매년 동창회지 『백양』을 발간하는데, 여기에는 동창회 행사에 대한 정보와 소개뿐 아니라, 식민지의 학교를 중심으로 하는 기억들이 상호 교류, 교차하며 실렸다. 이들 동창회는 이미 사라진 학교를 집단기억으로 100주년을 기념하고 2008년 종언을 고한다. 이들은 마지막에 이르러 식민지 조선에서 일본인 여성 명문 여학교로서 조선인 여성을 이끌어나갈 존재였던 사실을 상기한다. 이러한 제국의식은 전후 동창회 ‘백양회’와 동창회지 『백양』를 통하여 무자각적으로 무비판적으로 재구축되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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