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조선 전기는 억불 정책이 관주도로 적극 추진되었다. 역사의 시간적 연속성을 고려할 때 정책적으로 추진되었다 하여도 불교의 사회적 역할이 갑자기 사라지거나 체제가 유교사회로 전환되는 현상은 즉각적으로 나타나지는 않는다. 본 연구는 이 양상을 실증적 사료를 통해 규명하고자 하였으며, 나아가 조선 전기 불사의 후원자 특징을 추출해 보고자 하였다. 불교와 유교의 교체를 위한 이행기에 어떠한 역사적 현상들이 나타났는지 살펴보고자 하였다.BR 조선 전기 불사 후원의 특성은 다음과 같다. 첫째, 조선 전기 불사는 도성 및 경기지역에 가장 많이 집중되었다. 유교 국가로의 표방에도 불구하고 사찰을 총괄하는 부서가 필요하였으며, 이 지역 사찰에의 재정적 후원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졌음이 확인되었다. 둘째, 각 불사는 왕실 친인척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왕실은 최상위 재정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셋째, 왕실 주도임에 따라 경제적 후원 규모가 크다. 특히, 범종은 대체로 동종으로, 불화는 고급 화풍으로 제작되거나 조영되었다. 넷째, 발원문의 기원 내용은 국왕의 장수, 왕자의 탄생, 무병장수, 망자의 위무 등이었다. 다섯째, 전국적 분포를 일별해 보면 외방에 대한 지원은 상대적으로 빈약하였다. 이상과 같은 조선 전기 불사 후원 양상을 통해 불교가 여전히 사회적 관계망이 유지되었음이 추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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