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일본 나고야 興正寺에는 조선전기 <석가설법도>가 한점 소장되어 있다. 세로 278.3cm, 가로 276.1cm의 삼베 바탕에 채색된 불화이다. 화기가 남아 있지 않아 제작시기, 발원자와 제작자를 명확히 알기는 어렵지만, 작품의 분석 결과, 16세기 중반 민간발원으로 제작되어 대웅전에 봉안했던 것이며 궁정 화원이 그린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양상은 조선전기 불화에 대한 기존의 인식에서 벗어난 것이라는 점에서 흥미롭다. 선행 연구에서 조선전기 불화는 크게 ‘왕실발원’과 ‘민간발원’ 불화로 나누어 언급되었으며, 그 배경에는 양 계층별로 제작 집단, 바탕 재질, 화풍, 화기의 서식 등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는 점이 전제되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興正寺 소장 조선 16세기 <석가설법도>는 조선전기 불화의 연구 방법론에 새로운 시각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조선전기 불화는 대부분 해외에 소재하여 정보의 취득이 어렵다. 또한, 화원들의 활동 범위와 교류에 대한 기록도 지극히 영세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 <석가설법도>는 궁정 화원이 민간 발원 불화의 제작에도 참여했음을 알게 해주는 매우 귀중한 시각자료라고 할 수 있다. 본고에서는 이러한 배경에 명종대 불교계, 내수사, 그리고 내원당 등이 복합적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찾아 밝혔다. 향후 興正寺 소장 <석가설법도>의 경우처럼 ‘양식적 이중성’을 지니는 유사 사례들을 좀 더 찾아내어 논의가 확장될 수 있길 기대한다.

Full Text
Published version (Free)

Talk to us

Join us for a 30 min session where you can share your feedback and ask us any queries you have

Schedule a ca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