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초창기 도입기 과학소설에서 드러나는 것은 과학의 이중성이다. 과학을 누가 이용하느냐에 따라 과학은 국가를 부강하게 하는 순기능으로 작용할 수도 있고, 자국을 무너뜨리는 무서운 파괴력의 상징으로 인식될 수도 있다. 본 논문은 초창기 과학소설에 드러나는 과학의 이중성에 주목하여, 1908년부터 1910년대 초반까지의 국력이 쇠해지고 일본의 침략으로 식민지가 된 조선 대중이 품었던 과학과 제국주의가 충돌하는 지점을 보여주고자 한다. 과학이 실제화 되기가 힘들었던 근대 초입기에 허무맹랑하고 황당무계한 꿈에 미래를 담은 조선 대중에게 ‘공상과학’은 과학과 신비의 세계인 주술(도술)을 연결시켜 주는 징검다리였다. 더불어 근대 초기 과학은 국가의 기획과 보존에 이득이 될 때는 밝은 미래를 위해 발전시켜야 할 가치이지만, 국가(지배) 이데올로기에 반하는 경우는 ‘적’으로 상정하는 상대적인 개념과 이중성을 내포하고 있음을 보여주고자 한다. 1908년에서 1910년대 서구 제국주의 열강들은 인종주의와 문명, 계몽을 내세우며 식민지 논리를 펴고 있었다. 『철세계』는 자신의 국가가 인종 전쟁에서 이기는 것이 과학기술의 발달에 달려 있음을 보여준다. 『철세계』를 받아들이는 각국의 입장 차이에 따라 ‘과학’이 곧 힘의 지배를 좌우한다는 의식을 볼 수 있다. 일본에서 『철세계』는 서구와 동아시아의 대결로 읽힐 수 있으며, 동아시아의 중심에 일본을 두고 있어서 서구가 동아시아와 대척점에 있긴 하지만 결국 따라가야 할 과학기술의 세계로 인식되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일본과 식민지 조선과의 대결로 읽히며,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식민지에서 벗어나 부국강병을 이루고픈 희망으로 읽힌다. ‘철세계’의 강철과 무기제조 과학기술에 대한 이중적인 인식은 1908년에서 1910년대 일본과 우리에게 지향하는 바가 다른 상태로 혼재되어 있었다. 이는 『비행선』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난다. ‘과학’에 대한 각국의 이중적인 잣대는 서양 제국주의 시선에서 훨씬 강하게 드러난다. ‘서구=과학=문명’과 ‘동양=신비(주술)=야만’이라는 공식은 ‘과학’으로 키우는 꿈도 서구를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것을 역설하고 있다. 과학기계의 발명=문명=서양으로 이어지는 서양에 대한 동경은 조선 민족이 각성하기 위해서는 유학을 떠날 수밖에 없었고, 이상의 실현은 서양을 통해서만 가능한 것으로 인식되도록 했다. 과학은 청년들의 미래이자 꿈이었지만 식민지 조선에서는 불가능한 것이었다. 1908년에서 1910년대 초기에 유입된 초창기 과학소설 『철세계』와 『비행선』은 식민지시기 과학소설 계보의 출발점의 위치에 놓인다. 두 작품은 각각 1920년대 미래과학소설에서 제시하는 이상사회의 건설과 1930년대 발명, 발견학회로 이어지는 식민지 지식인의 발명과학의 꿈으로 이어지게 된다. 식민지 조선의 공상과학의 영역은 1908년 『철세계』로 이상사회를, 1912년 『비행선』을 통해 과학발명의 기대를 드러냈다. 『철세계』를 통한 이상사회에 대한 기대는 1920년대 미래과학소설에서 꿈꾸는 이상사회 건설, 유토피아 담론으로 이어졌으며, 『비행선』을 통한 과학발명에 대한 기대는 이광수의 『개척자』에서부터 김동인의 「K박사의 연구」를 거쳐 1930년대 발명학회로 이어지게 되었다. 본 논문에서는 첫 시발점에 놓였던 초창기 과학소설의 두 갈래에 대해 살펴보고자 하였다. 그리고 이상사회 건설과 발명과학이라는 두 갈래의 양상이 결국 부국강병에 대한 꿈으로 귀결되는 과정을 보여주고자 한다. 초창기 유입된 과학소설 『철세계』와 『비행선』은 공상과학과 모험을 주로 펼치는 서양의 제국주의 시선이 짙게 깔린 소설이다. 본 논문에서는 『철세계』와 『비행선』에서 과학으로 문명제국을 이룩한 서구를 닮아가고픈 부국강병에 대한 대한제국 말기와 식민지 하에서 조선인의 욕망이 어떻게 드러나는지도 함께 살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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