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본 연구는 저승 관련 구전설화에서 저승과 저승사자의 문학적 형상화를 세분해서 살폈고, 이를 토대로 민속문화적 시각에서 이에 대한 인식과 의미를 파악하였다. 설화 속의 저승이 기와집과 꽃밭으로 소박하게 묘사되는 것은 그들이 죽어서 안주하고 싶은 세상에 대한 소망이고 기원이며, 최고의 표현일 것이다. 이런 저승의 모습을 묘사하는 이야기가 대개 죽었다가 살아나는 이야기로 귀결됨에 따라 이승에 대한 갈망으로 환치시키기도 하지만, 이야기의 이면에는 언젠가는 죽어서 가야할 세상을 기와집, 꽃밭이라는 은유를 통해 형상화하고 있다. 또한 어떤 사람이 죽어서 저승에 다녀왔다고 할 때 비록 저승의 모습은 상세하지 않지만 자신이 어떻게 돌아왔는지에 대한 이승길은 ‘개’, ‘다리(橋)’, ‘강’ 등을 통해 돌아온 여정을 상세히 묘사하고 있다. 이는 저승으로 간 영혼이 강물에 빠져야만 새로운 생명을 부여받게 됨을 의미하는 것으로, 강물과 다리가 연결되어 그 영혼이 생명의 원천인 강물 속에 빠지는 일련의 통과의례 과정을 통해 새롭게 재탄생하는 것으로 해석했다.BR 한편 구전설화에서 저승사자는 중요 모티프라 할 수 있는데, 저승사자의 외모는 소략하지만 저승사자의 행위로 인해 사람들이 벌이는 사건들이 다양하게 전승되고 있다. 이에 저승사자의 행위를 크게 ‘실수’, ‘무능’, ‘거역’으로 나누어 살폈는데, 저승사자의 행위가 빌미가 되어 다양한 이야기가 파생되는 점은 민중들의 문학적 상상력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이면서 동시에 무한대로 확장시킬 수 있는 영역이라 할 수 있으며, 그 이면에는 죽음에 대한 민중적인 인식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저승과 저승사자에 대한 민속문화적 시각을 견지하면, 제례에 나타난 숭조관념은 저승설화에 조상을 등장시켜 저승에 온 영혼을 무사히 이승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며, 스스로도 의례를 다하면 조상이 자신을 지켜줄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리고 설화 속의 저승사자에 대한 인식은 상장례에서 사자상을 차려놓은 행위에 대한 인식과 일맥상통한 점이 많다. 또한 저승사자를 통해 확인한 공간 인식은 집안과 집밖의 경계에 담긴 여러 민속문화 현상과도 합치되는 점을 살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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