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기존의 논의에서 1920년대 신경향파 문학을 대표하는 특성으로 평가받았던 ‘최서해적 경향’은 살인이나 방화와 같은 폭력적 양상이 중심이기에 극단적이고 비현실적이라는 한계를 주로 지적받아 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최서해 소설에서 간과될 수 없는 낭만적 감정에 대한 재의미화가 이루 어지고 있다. 본고에서는 이런 논의를 확장하여 분노・고통・절망 등의 감정 자체가 아니라 비본질적이고도 변화 지향적인 감정의 수행성을 중심 으로 폭력 3부작을 새롭게 재조명해 보았다. 이를 위해 흔히 신파적이고 통속적이기에 ‘타락한 비극’으로 폄하되었던 멜로드라마적 서사의 특성을 연결고리로 삼았다. 감정의 낭비나 초과로 비판받았던 ‘과잉’의 서사가 제한받지 않고 표현하는 힘과 의지의 ‘도약성’과 연결되는 지점(2장), 비인과성이나 비개연성의 남발로 간주되었던 ‘우연’이 양자택일 할 수 없는 동등한 요소들의 자유로운 결합으로 ‘평등 성’을 확보하는 과정(3장), ‘징벌’을 통해 불명료해진 인과응보나 권선징악적 도덕의 ‘정당성’을 재강조해주는 효과(4장) 등에 주목한 것이다. 이런 작업을 통해 최서해의 폭력 3부작 속 멜로드라마적 서사가 단일하고 정태적인 감정의 반응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복합적이고 생산적 인 ‘감정 동학’을 보여주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폭력 자체에 대한 옹호보다는 폭력이 지닌 역설적 힘을 동력으로 삼아 억압적 현실에 대한 능동적 인 해결책 혹은 자기 보호술로서 재위치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본고는 최서해 소설 속 폭력이 지닌 멜로드라마적 특성의 ‘절반의 실패’를 ‘절반의 성공’으로 전유하려는 ‘감정의 항해(nevigation)’를 시도해 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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