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1949년생으로 1968년 와세다대학(早稲田大学) 제1문학부에 입학한 무라카미 하루키는 이른바 전공투 세대에 해당한다. 초기작뿐만 아니라 중기 작품에도 전공투 시대가 꾸준히 등장하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1968년의 경험은 작가에게 대단히 큰 인상을 남긴 것으로 보인다. 한편, 무라카미 하루키는 1995년 미국에서 귀국하면서 “디태치먼트(detachment)에서 커미트먼트(commitment)로”라는 문학적 태도의 전환을 천명한 바 있다. 이는 ‘일본’ 및 ‘일본어’의 세계와 유리되어 있던 기존의 작품 세계로부터 벗어나 사회 문제나 재난 상황에 대해 문학적 개입을 본격화하겠다는 선언이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추상적인 공동체를 상상하거나 물리적인 공동체를 구축하는 방식이 아니라, 오히려 그러한 것들을 철저하게 부정하기 위한 방법으로서 ‘개인’을 고안해 내었고, 이 같은 ‘개인’을 통해 전공투시대에 그가 체험했던 ‘운동’으로서의 ‘민주주의’가 아닌 새롭게 구상되어야 할 ‘민주주의’를 희구하고자 했다. 다시 말해, 무라카미 하루키의 ‘개인’이란 전후 민주주의의 종식을 선언하기 위한 알리바이가 아니라, 보다 ‘개인’에 철저한 민주주의를 구상하기 위한 방법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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