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40여 년간 지속적으로 전개되었던 레비나스 예술론의 기본 골격이 형성된 모태와 같은 논문인 「현실과 그 그림자」는 레비나스의 예술론 이해에 핵심적인 중요성을 가지면서도, 높은 난해성과 밀도로 인해 안이한 독해를 거부한다. 이 글은 레비나스의 논문에 암묵적으로 전제되어 있는 배후의 존재론적 구도를 온전히 식별해내는 것이 그의 예술론을 이해하기 위한 열쇠라는 작업가설에 입각하여 레비나스 예술론의 독창성을 드러내려는 시도로서, 특히 플라톤과의 미묘한 차이를 부각시키는 길을 취한다. 이를 통하여 우선적으로 밝혀지는 바, 인식론적-존재자적 관점에 따라 예술을 보는 플라톤과는 달리, 레비나스는 현상학적-존재논리적 관점에서 예술에 접근하고, 인식 범주로 환원되지 않는 자신만의 미학 범주들을 고안함으로써, 예술이 독자적인 존재론적 함의를 지닌 사건 - 존재의 무명화 사건 - 임을 드러낸다. 다음으로, 본 논문은 이 예술 사건의 공간과 시간을 드러내는 범주들인 ‘닮음’과 ‘시간 틈새’가 각각 뜻하는 바를 규명하여, 레비나스가 본 예술이란 문명(文明)의 찬란한 현실이 드리우는 무명(無明)의 그림자 - 업보(業報)에 의한 중생(衆生)의 윤회전생(輪廻轉生)이라는 그늘 - 을 연출하는 것임을 밝힌다. 끝으로, 레비나스가 생각하는 대로의 예술과 철학의 대결 구도는 결국 〈윤회 대 해탈〉의 구도로 귀착되는 것임을 영화 『복수는 나의 것』의 예시를 통하여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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