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이 논문은 『장길산』에서 시도된 다양한 전통 문예 장르들이 집적․변용된 양상을 살펴보고 그 의의를 살펴보고자 하였다. 『장길산』은 역사적 사실과 허구가 교차되는 복합적인 서술구성을 통해, 장길산이 살았던 17세기 후반의 민중들의 삶과 연계된 전통 문예장르들을 집적하였으며, 그러한 집적을 통해 민중들의 삶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문화를 재현하고자 하였다. 그 결과 『장길산』은 인쇄문화에 바탕을 둔 장편소설 안에서 다양한 전통문화 요소들을 집체화하였으며, 구술적이며 연행적인 서술특성을 도입하여 역동적인 복합장르적 성향을 강화하였다.<BR> 특히 창우, 광대, 무당 등 다양한 인물들의 연행이나 활동 공간 및 이동 경로들은 다양한 놀이와 풍속, 굿, 탈춤, 옛이야기들, 판소리, 가사, 잡가, 타령 등이 사건의 전개과정에서 빈번하게 삽입되어 장르 변용과 혼용이 빈번하게 발생하는데 기여하였다. 구술 문예장르들은 사건의 전개과정에서 다양한 변용과 및 혼용의 대상이었다. 서술과정에 수용된 전통 문예장르들의 구술적 특성들은 소설 장르에 연행적 요소들을 포괄시키는 매개 역할을 하였다. 서술과정에서 인물의 언어와 서술자 언어를 공존시키거나 다양한 전통 문예장르들을 모방․삽입․짜깁기하면서 전통문예장르들을 포괄․압축하였을 뿐 아니라 역동적으로 변형하고 집체화하였다. 서술과정에서 인물의 언어와 서술자 언어를 공존시키는 기법은 인물의 마음을 표면화하여 드러내고 서술과 노래(청각)를 연동시켜 서술에 복합 장르(연행 장르)적 성격을 가미하는 역할을 하였다.<BR> 이와 같이 『장길산』은 다양한 전통 문예장르들을 모방, 혼용, 변용하여 현대 소설장르 안에 포괄․압축하였으며, 다양한 전통 문예장르들과 현대소설의 역동적 결합들을 선보이고 있다. 『장길산』에 수용된 방대하고 다양한 전통 문예장르들은 훌륭한 문화콘텐츠로서의 가치가 있을 뿐 아니라 모방, 짜깁기, 변형을 통해 현대 문학 속에서 살아 숨 쉬는 장르들로 접목되는 중요한 모델이 되고 있다.<BR> 이와 같이 『장길산』은 한국의 다양한 전통 문예장르들을 역동적으로 집적시키면서 그것들에 내재된 민중의 문화적 역량과 실천적 역량을 결집하고 지속시키는 역할을 하였다. 나아가 『장길산』에서 보여주는 다양하고 방대한 전통 문예장르들의 수용은 굿이나 서사무가, 민담 등의 전통 문예장르들과 소설 장르의 교배, 다양한 전통 문예장르들의 현대 소설화에도 기여한 바가 매우 크다. 그러한 작업들은 『장길산』에서 시도되었던 전통 문예장르들에 포함된 민중의 문화적 역량과 실천적 역량을 현대소설 장르에 결집하고 재점화하려는 노력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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