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이 글은 제인 오스틴의 영국소설 <오만과 편견>과 각색 영화 <신부와 편견>(2004)을 여성주의적 관점에 서 비교 분석했다. <오만과 편견>은 작가 당대의 남성 주도 문단 현실에도 불구하고 아이러니 등의 간접 적 표현기법을 사용하여 가부장적 사회와 이로 인한 여성의 종속적 현실을 드러냄으로써 진보적 가치를 지닌다. <신부와 편견>에도 가부장적 사회에서 비롯되는 여성의 현실, 민족주의 등 제반 문제의식이 제 기되기는 하나, 볼리우드 풍의 영화 기교 및 근대적 여성주의 인식으로 인해, 작품은 인도 전통사회로부 터 유래하는 여성 현실에 대한 진지한 문제의식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신부와 편견> 은 원전과는 달리 낭만적 사랑과 영적 결합의 숭고한 의미를 더 강화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이에 대해 이 글은 여성주의 사회학자 에바 일루즈의 사랑에 대한 관점을 활용하여 서사와 주요 캐릭터를 중심으로 분석함으로써 작품이 현대의 낭만적 사랑의 판타지를 강화하고 있음을 밝혔다. 일루즈에 의하면 이러한 영화 상품의 이야기 전개와 이미지는 사랑에 관한 판타지를 심어주어 일정 틀을 자극하고 고무하는 상상 력의 제도화를 이루게 한다. 이로써 수용자들은 개인의 감정 충족을 상품 소비로 유도하는 소비문화에 빠지게 되어 특정 감정을 주문받는 소비 노예가 되므로 사랑의 진정한 본질을 인식하지 못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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