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카렐 차페크의 『로숨의 유니버설 로봇』은 출판과 더불어 세계적으로 화제가 된 작품이었고, 발표 직후 조선에 소개되고 또 번역되었다. 이 작품을 둘러싼 강점기 조선 지식인들의 견해는 우리 사상사의 재구성을 위한 다양한 단초를 직간접적인 방식으로 드러낸다. 문장화된 명시적 사유의 형태로, 독자적인 번역어의 제시로, 당대의 역사적 방향에 대한 의식의 표출로, 동시대 지식인들에 대한 공감 또는 저항으로, 외래 사조에 대한 깊은 동조나 거리두기로, 전통적 지성의 우연한 표출 등으로 말이다.<BR> 이처럼 다층적이며 분산된 실마리들은 그 자체로 사상사의 직접적인 데이터다. 아울러 그에 대한 입체적·유기적 조망은 우리 사상사에 대한 온전한 통찰을 위해 필요한 게 무엇인지 우회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데이터 이상의 데이터 또는 데이터 외부의 데이터가 된다. R·U·R 자체, 그리고 이를 둘러싼 강점기 지식인들의 대응은 이런 점에서 우리 사상사의 재구성을 위한 하나의 중대한 메타 데이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회적’ 경로를 통해 20세기 초 우리 지성사의 토폴로지를 재성찰하려는 기획은 다양하며 분산된 편린들을 그러모아 되짚는 작업의 상당한 누적을 필수적으로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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