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최근 우리는 국가적 재난이라 할 수 있는 사고를 겪으면서 일상의 의미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겪고 있다. 크고 작은 사고들은 구조적인 문제를 드러냈고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는 개인의 삶에 큰 변화를 가져왔으며, 그 변화는 일상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일상에 대한 인식의 변화는 개인의 일상적인 기억을 다양한 관점으로 기록하는 ‘사회적 기억’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개인의 일상을 다양한 관점으로 기록한다는 것은 같은 불행이 반복되는 것을 예방하는 차원이며, 구조적인 모순에 대한 인식을 전제로 소외되고 배제된 개인의 일상을 기록하는 것이다. 이에 근대라는 거시적인 사회의 구조적 변화를 도시공간의 구체적인 경험들로 기록한 벤야민의 역사철학적 관념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화려한 도시의 뒷골목을 탐색하며 도시의 이면에 숨겨진 남루한 일상을 기록하는 플라뇌르의 시선으로 자본에 의해 소외되고 배제된 일상을 기록함으로써 근대의 구조적 폭력성을 폭로하기 때문이다.BR 지난 10여 년간 지속되어 온 ‘밀양 송전탑 건설 갈등’은 공적인 이익과 사적인 이익이 상충되는 공공갈등의 사례로, 사건을 기록하는 주체에 따라 그 본질이 다르게 기록되었다. 소위 주류언론의 기록에서는 지역 이기주의로 사건을 왜곡, 축소하여 기록하고 있다. 반면 사회적 기억의 관점으로 해석된 밀양 이야기는 자본의 효율성에 의해 파괴된 개인의 일상을 강조함으로써 사건의 구조적 본질을 드러낸다. 밀양 송전탑 건설 갈등 사례를 플라뇌르적 시선으로 재구성한다는 것은 집단의 기록인 역사가 채우지 못한 일상의 빈곳을 채워 내러티브를 완성하는 것이다. 사건을 기록한다는 것은 개인의 기억과 집단의 기억 모두를 기록하는 것이고 이로써 한 사회를 기록한다는 총체적 기록화에 이를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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