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1889년에 창건된 서울 종로 창신동 안양암의 연혁은 급변하는 근대기 불교계의 변화와 행보를 같이 한다. 도성에서 승려들의 신앙 활동이 금지되었던 19세기말, 서울에서 불교에 의탁하여 사회적 정체성을 찾고자 하였던 武任집단들의 儒佛道 삼교융합적 불교사상이 안양암 창건의 사상적 배경이 되고 있었다.BR 안양암 치성광여래와 칠원성군 조상들은 도교 성수신앙과 강한 친연성을 나타내었던 근대기 서울의 치성광여래 신앙의 다양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안양암 금륜전의 칠원성군 소상들은 서울의 사찰에서 칠성의례가 도교 성수초례로 이해되고 있는 신앙의 지역적 특징을 반영하는 유물이다. 사료를 통해서만 검증되었던 성신조상을 실증하는 작품이라는 사실과 더불어 소격서에서 성신을 조상으로 만들어 모셨던 전통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안양암 칠원성군소상들의 가치는 크다.BR 관우가 모셔져 있는 동묘와 지척의 거리에 위치한 안양암 금륜전에 소장된 20세기 초반 치성광여래 강림도 2점은 신앙의 변화에 따라 도상이 만들어지는 신앙과 도상의 유기적 관계를 보여준다. 이 그림을 그린 고산 축연은 설법회도라는 시대적 양식을 벗어나 근대기 민중적 호응을 얻었던 관성신앙을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강림도 형식으로 그림을 그렸다. 근대기 서울지역에서 삼교융합적 사상을 배경으로 창건되어진 사찰에 녹아든 관성교의 흔적을 실증적인 예로 보이고 있다는 사실에서 안양암 치성광여래 강림도의 가치는 높게 평가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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