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본 연구는 단종 죽음과 관련된 문헌설화와 구비설화 분석을 통해 서사 속에 담겨있는 전승자들의 깊은 감정과 역사의식을 밝혀내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사에서 단종 설화만큼 정치적 죽음이 서사화 되고 4-500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전승되고 있는 경우는 흔치 않다. 그렇기 때문에 단종 죽음 관련 설화 분석을 통해 전승자들의 의식을 알아내는 것은 역사적 상처의 치유 과정을 알아내는 것과 동시에 비극적인 역사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는 깨달음을 얻는 중요한 작업이다. 단종 죽음 설화는 타살과 자살이라는 두 가지 종류의 이야기로 전승되고 있는데, 문헌설화에는 타살 이야기가 압도적으로 많았고, 구비설화에는 자살 이야기가 대부분이었다. 또한 2019년 현지조사를 통해 만난 화자들도 영월에서는 자살 이야기를 정설로 여기고 있음을 이야기하였다. 문헌설화가 주로 지식인들 층에서 작성되어 전승되고, 구비설화가 민중들 사이에서 전승되었음을 감안하면 당시 지식인들은 타살 이야기를, 민중들은 자살 이야기에 공감하였음을 알 수 있다. 단종 죽음에 대한 이야기는 표면적으로는 타살과 자살의 두 가지 방향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지만 깊은 층위에서는 공통적인 의미를 발견하게 된다. 타살과 자살 이야기 모두 단종은 올가미에 목이 졸려 죽게 된다. 더군다나 단종의 목을 직접 조르거나 단종이 시킨 대로 올가미를 잡아당긴 사람은 단종을 가장 가까이에서 모시던 공생과 부엌떼기 등이다.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이 단종의 죽음을 막지 못하고 오히려 올가미를 잡아당겨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이다. 이는 단종을 지켜주지 못한 미안함, 내가 단종을 죽게 했다는 자기반성으로 볼 수 있다. 이야기 분석을 통해 타살 이야기를 통해서는 잔인한 권력에 대한 민중의 비판의식을, 자살 이야기를 통해서는 단종에 대한 포용과 애도의 마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문헌설화와 구비설화를 아울러 깊은 층위에는 당시 사람들의 자기반성적 역사의식이 자리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본 논의는 단종 죽음 설화에 담긴 인생사의 진실, 전승자들의 감정과 역사의식을 찾아내는 작업으로,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역사와 이야기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고 아픈 역사에 대한 애도 과정의 의미를 전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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