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안재홍은 공산주의자들의 비판을 극복하기 위하여 역사사회학적 방법론, 인류학적 방법론, 언어학적 방법론을 동원하여 고대사를 연구하였다. 이 중 가장 중요시한 것은 언어학적 방법론이었다.BR 안재홍이 ‘기, 지, 치’이론에서 주장한 핵심내용은 다음의 두 가지이다. 하나는 고대 왕명을 ‘기’ 또는 ‘크치’라 불렀으며 이러한 명칭은 삼국시기까지 왕명과 관직명에 계속적으로 사용되었다는 것이다. 이는 『삼국사기』의 개차(皆次)와 『천자문』의 왕(王)의 독음인 ‘긔/기’를 연결시키기까지 누구도 알지 못했던 것으로 매우 선구적인 업적이라 할 수 있다. 다른 하나는 기자(箕子)는 왕을 의미하는 ‘크치’라는 말을 한자로 표기한 것으로 고조선에는 ‘크치’가 다스리는 ‘크치조선’이 있었는데 중국인들이 오인하여 기자조선(箕子朝鮮)이라 표기한 것으로 기자가 동쪽으로 와서 기자조선을 세웠다는 설은 옳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연구성과로 보아 ‘크치’라는 왕명이 고조선에 존재하였다는구체적인 증거가 발견되지 않아 안재홍의 주장은 설득력이 약하다.BR 안재홍의 연구는 당시 다른 민족주의 사학자들과 마찬가지로 시대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였다. 안재홍은 의욕이 앞선 나머지 고문헌을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유사한 발음의 단어를 무리하게 인용하고, 논리전개에 있어 비약이 심하며, 언어학적 방법론의 부절적한 사용과 같은 방법론적 오류를 범하였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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