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이 글은 여성 우울증 담론이 크게 증가했던 2008년부터 2015년까지의 미디어의 기사를 분석하여, 자기 계발을 명목으로 우울한 여성이 관리가 필요한 대상으로 부상했으며, 이를 통해 젠더이분법이 재/생산되었음을 밝히기 위한 작업이다. 여성들은 생물학적인 이유로 우울증의 예방을 당부하는 메시지에 익숙하게 노출되곤 한다. 이러한 담론의 유포는 우울하지 않기 위해 과연 유용한가. 우울증 경계 및 관리 담론이 오히려 ‘우울한 여성’을 양산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신자유주의적 자기계발 과정에서 사회가 요구하는 젠더 수행을 하지 않는 상태는 종종 우울한 상태로 정의되거나, ‘자기관리에 소홀한 것’으로 해석되었다. 신자유주의적 통치성은 개인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이기 이전에, 지배권력의 개입을 보다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로 재편하여 실행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우울하지 않기 위해 ‘우울할 수밖에 없는 몸’을 가진 여성들은 보다 철저히 역량을 발휘하여 자기 자신을 돌보라는 구체화 된 자기관리를 요청받고 있다. 의료지식은 우울증 예방을 명분으로 스스로를 통치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다 ‘생산적’으로 느끼도록 하는 장치가 된다. 이를 위해 요청되는 가부장적 질서에 기반한 노력들은 ‘나’에 대한 책임,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기술, 환영받을 있는 주체로의 이양이기도 하다. 이로써 젠더 위계와 갈등요소는 ‘자기 관리’의 명목으로 은폐되며, 우리 사회의 젠더 이분법은 강화될 수 있었다. 젠더화된 수행 여부가 우울함/우울하지 않음, 사회로의 적응/부적응을 의미하는 구도의 해체야말로 여성이 ‘우울하지 않기’ 위한 진정한 시작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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