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인간의 심층적 사고를 파악하려면 그것을 지배하는 물질의 속성으로 파악해야 한다는 바슐라르의 지론처럼 청마의 시 읽기에 있어서는 우선 물/바다의 속성과 이미지에 주목해야 한다. 아울러 무의식의 존재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그의 시적 정서의 바탕을 이루는 원형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그의 시에서 돋보이는 의지와 성찰, 사유 역시 그 저변에 강고한 무의식의 원형이 작용하고 있음을 헤아려야 그의 시에 대한 독해가 가능해 지는 것이다.<BR> 본고는 무의식 속 ‘물의 원형’이 표출된 청마의 시를 바슐라르의 원형이론을 바탕으로 심리 분석적 차원에서 고찰한 데 의의가 있다고 볼 수 있다. 그의 시에서 부드러운 물의 원형은 내향적 이미지로 나타나고, 난폭한 물의 원형은 역동적 이미지로 나타난다. 그 양면성이 복합된 원형은 평소에는 내향적 이미지를 보이다가 그 대상이 구체화되고 현실적 제약이 따르면 그 반작용으로 급격히 역동성을 띠게 된다.<BR> 한편, 시가 탄생하기 위해선 두 개의 진실 즉, 실체적 진실과 창조적 진실이 필요한데 실체적 진실을 담보로 하지 않은 시는 공허하고 번다하다. 한편 창조적 진실을 몸으로 걸치지 못하는 시는 건조하고 고답적이다. 청마의 시에서 물의 원형, 즉 부드러운 물과 난폭한 물을 원소로 추구한 미지의 고향 찾기가 창조적 진실이라면, 막연한 몽환에서 깨어나 고향의 실체를 재확인하고 자연의 순리를 좇은 것은 실체적 진실에 해당한다. 청마는 창조적 진실의 세계를 유영하다 실체적 진실의 세계로 귀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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