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이 논문은 유길준의 ‘자유주의적’ 문명국가 구상을 재검토하고자 하며, 이를 위해 프랜시스 웨일랜드와 존 힐 버튼과 유길준의 사상을 비교한다. 유길준 사상의 자유주의적 성격은 이미 여러 차례 검토된 바 있지만, 기존 연구는 서구 고전적 자유주의에 대한 협소한 이해에 바탕을 두고 그의 사상을 해석했다. 이에 반해 이 글은 고전적 자유주의를 정치적 차원에선 양면성을 지닌 윤리적 자유주의라는 관점에서 포착하고 이런 이해를 바탕으로 유길준의 사상을 재검토하기 위해 웨일랜드와 버튼과의 유사성에 주목한다. 이 분석에 따르면, 유길준의 사상은 19세기 윤리적 자유주의라고 부를 수 있는 큰 지적 흐름 속에 포함되어 있었다. 즉, 유길준에게서 발견되는 도덕주의적 면모와 정부 역할에 대한 강조는 비자유주의적인 것으로 볼 수 없으며 오히려 이는 19세기 자유주의가 공유하는 특징 중 하나였던 것이다. 이 논문은 이런 발견에 근거해서 유길준의 사상에서 여전히 남아있는 전통적 요소를 서구 근대사상 수용 과정에서의 재긍정이란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성이 있음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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