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이 논문은 코로나 시대의 비대면 상황 속에서 디지털 미디어 경험이 바꿔놓은 인간의 공간적 구조와 심리적 구조를 살펴보고, 들뢰즈의 무인도 이론을 적용해서 달라진 심리적 구조를 해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디지털 미디어 시대의 인간은 스크린 위에서 타자들과 만나며 이때의 타자들에 대한 경험은 현실적인 지각 공간 안에서의 타자들에 대한 경험과 차이를 갖는다. 미디어 세상 속 인간은 무인도의 거주자처럼 자신만의 공간에서 실제적인 타자가 부재한 상태로 세상을 경험한다. 들뢰즈는 무인도를 다룬 두 논문에서 타인-구조가 부재하는 무인도 속에서 인간이 도착증에서 정신증으로 향해가는 과정을 서술한다. 무인도는 한편으로 인공적인 대륙의 질서로부터 완전한 분리와 재창조가 일어나는 장소이고 다른 한편으로 인공물들의 모든 깊이가 소멸되고 유기체적 인간이 파편화되고 분열되어 감각들의 표면과 합류하는 장소이다. 들뢰즈는 투르니에의 로뱅송을 통해서 타인-구조의 소멸의 효과로서 인간과 자연의 완전한 합류를 상상한다. 비대면 세계의 미디어적 인간은 실제적인 타인-구조의 부재 속에서 자신의 신체와 자신의 사적이고 친밀한 공간을 소유하고 향유하는바, 이것은 공간적 구조에 있어서 들뢰즈의 무인도 거주자와 공통점을 갖는 것처럼 보인다. 공간적 구조의 유사성은 무의식적 구조의 유사성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그런 의미에서 비대면 세계의 미디어 속 인간과 무인도 거주자의 무의식적 구조를 비교할 수 있다. 즉 현실적인 지각적 공간으로부터 완전히 분리된 미디어적 인간은 도착증적 주체, 나아가 분열증으로 진행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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