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이마무라 쇼헤이 영화 전사를 관통하는 주제어는 일본의 ‘전후’이다. 그는 전시기 부터 현대사회로 이어진 전후 일본인의 왜곡된 신념과 비합리성을 기반으로 성립된 전후 일본 민주주의 사회의 폐쇄성을 해부한다. 본고는 특별히 고도성장기에 주목하여 이마무라의 극영화를 살펴본다. 그의 첫 작품은 1958년에 제작되었으며 약 10년 후의 그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다. 이 시기는 일본의 고도성장기와 일치한다.BR 일본의 고도성장기는 전후와 냉전이라는 두 축이 응축된 결과물이다. 따라서 고도성장기는 아시아-태평양 전쟁의 여파와 체제로서 냉전의 관계를 말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비약적 경제성장의 외피는 전쟁의 흔적을 지워 선진국 일본으로의 도약만을 표상한다. 이로써 전후 일본 영화에서 과거는 현재의 견고함을 말하기 위한 회상의 한장면으로 그려지거나, 전후 민주주의 안에서 미화되었다. 이러한 가운데 이마무라는 과거를 재고하는 비판적 시선을 말한다.BR 그는 이를 ‘중희극(重喜劇)’이라 제창했다. 따라서 본고는 고도성장기 이마무라 중희극의 의미와 영화 언어로서 중희극의 시각성을 살핀다. 이마무라 중희극은 경희극의 조어로 웃음의 무게, 무거움을 강조한다. 〈끝없는 욕망〉에서부터 이마무라의 영화에는 미래지향적 욕망을 추구하는 개인이 집대성된다. 그들의 욕망은 이마무라의 카메라에 의해 철저한 타자로 관찰 당한다. 개인의 욕망은 다른 욕망으로 파생하고 연쇄되길 반복한다. 이로써 욕망의 군상은 정밀화되어 공동체의 보편성을 해체한다. 중희극은 이와 같은 보편적이고 관습적인 인지에 비판적 시선을 생성한다. 여기서 중희극의 무게는 이마무라의 영화언어로서 그 시각성에 의해 비판적 시선의 주체를 관객으로 만든다. 이마무라 중희극은 영화의 매체성을 드러내어 전후 민주주의의 실체를 드러낸다. 이 과정에서 관객은 체제의 폐쇄적 구조와 집단 욕망을 정밀히 관찰하여 전후 민주주의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스스로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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