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주생전』은 해석의 다양성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다시 써지는 매력적인 작품이다. 작가의 문제에서부터 현재의 관점에서 볼 때에도 파격에 해당하는 남녀 간의 욕망의 문제 그리고 창작 배경을 둘러싼 다기한 해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감과 해석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 연구자들의 입장에서는 분명 입체적이며 매력적인 작품임에 틀림이 없다.<BR> 그리고 여기에 또 하나의 해석을 덧붙이자면, 『주생전』은 시작에서부터 끝까지 작자가 지닌 유교 철학이 철저하리만큼 작품의 서사를 통어하고 있는 텍스트라는 사실이다. 『주생전』을 읽을수록 드는 생각은 작자가 철저하게 계산을 하고 작품을 썼다고 하는 점인데, 『주생전』을 처음 접하는 독자라면 현재에도 파격적으로 느껴지는 작품의 내용에서 충격을 받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여러 번 읽었을 때 작품 전체를 관통하고 있는 것이 유교 철학임을 간파하고 나면 파격으로 여겨지던 남녀 간의 성적 일탈이 작품의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어렵지 않게 깨달을 수가 있다. 입신을 포기했던 주생이 다시금 입신의 욕망을 회복하는 것이 작품의 큰 얼개라고 보면 주생과 선화의 재회 여부는 더 이상 중요한 일은 아닌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BR> 결론적으로 『주생전』은 남녀 간의 자유로운 애정관계로 인간 본연의 욕망을 형상화함으로써 독자의 입장에서는 관음증적 욕망을 해소할 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 유교 철학의 중요성을 에둘러 강조하는 작품으로, 리얼리티가 살아 있는 매우 사실적인 텍스트라고 할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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