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후아나 이네스 델 라 끄루스 수녀의 성체극은 그리스 비극에서 코로스가 가졌던 다양한 기능들을 그리스도교 음악극 속에 알맞게 적절히 변화시켜 사용하고 있다. 델포이의 신탁을 전달하는 예언자적 기능을 신의 목소리로 직접 신적 존재의 현현을 표현했으며, 코로스가 가졌던 배우와 관객의 이중적인 기능을 핵심적인 가사를 노래의 후렴구처럼 짧게 반복함으로써 그리스도교의 종교적 메시지를 강조하여 전달하게 하였다. 가톨릭교회의 수녀의 신분으로 설교나 강론을 할 수 없었던 후아나 수녀는 메시지 전달 기능이 강한 성체극의 코로스를 통해서 강론자의 자리에서 관객들을 향해 메시지를 전할 수 있었다. 동시에 관객의 입장에서 작품의 주인공이 제시하는 메시지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입장을 취하여 이상적인 관객, 이상적인 가톨릭 신도의 모습을 제시하고 있다. 소포클레스와 달리 코로스를 그리스도교의 교리에 기초하여 선과 악의 코로스로 양분하여 주인공의 조언자와 사탄의 동조자로서 주인공과 대치하는 입장에 서기도 한다. 무엇보다 코로스와 배우 사이의 표현 방식이 노래와 대사로 엄격히 분리되었던 소포클레스의 비극과 달리, 일반 배우들 모두 노래를 부르게 하면서, 독창을 비롯하여 코로스와 그들 사이에 다양한 중창과 합창을 시도함으로써 본격적인 음악극 형식을 구현하고 있다. 17세기 누에바 에스파냐의 문학은 식민종주국 스페인과의 긴밀한 영향 관계 속에 놓여있었다. 후아나 수녀의 성체극은 깔데론 델 라 바르까의 완숙기의 성체극을 음악적 요소를 확대하여 더 발전시킨 형태라고 할 수 있다. 후아나 이네스델 라 끄루스 수녀는 그리스 비극 기원의 코로스를 계승한 스페인 문학의 음악극 전통을 발전시켜, 라틴아메리카 바로크 시대의 축제성과 종교성을 종합적으로 표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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